경제·금융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 특별기자회견

◎김 대통령과 결별로 난국돌파 승부수/“비자금수사 원점으로” 반DJ전선구축 의도도/“탈당요구 정치적 패륜” 당내 반발 거세/후보교체론 전면부상 가능성 배제 못해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의 22일 특별기자회견은 「김영삼 대통령의 당적포기와 공정한 대선관리」 「검찰의 김대중 비자금 수사착수」 요청이 주된 핵심이다. 정치적으로 신한국당을 만든 김대통령과의 정치적 결별을 통해 「독립선언」을 한 것이고 사법적으로는 전날 검찰 총수의 결정을 전면 불복, 여권의 민감한 부분인 92년 대선자금과 경선자금까지 조사하더라도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의혹사건을 대선과정에서 철저히 밝히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승부수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기자회견 내용은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즉 그동안 청와대와 미묘한 입장차이 속에서 난조를 보이고 있는 당내 동요 분위기를 김대통령과의 결별을 통해 일거에 돌파하겠다는 의도를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여기다 전날 검찰의 비자금 수사 유보결정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면서 비자금 폭로전을 대선 과정에서 계속해 대선구도를 김대중 대 이회창 중심으로 반DJ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두 사안 모두 이총재를 비롯한 주류측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당내 반발을 불러 일으켜 후보교체론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신한국당의 분열이 불가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비자금 폭로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연말 대선에서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이총재의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는 고위당국자를 통해 『대선을 공정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와 신한국당 당적 보유문제는 관계가 없다』며 사실상 탈당요구를 거부했다. 이 당국자는 또 『지난 92년 대선당시의 노태우 대통령과 지금의 김대통령은 생각하는 것과 상황이 다르다』며 『3김정치를 모두 부패구조의 상징으로 얘기한 것은 적절한 표현으로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여기다 신한국당내 비주류 민주계는 더욱 강경하다. 서석재, 서청원, 김환의원 등 민주계를 비롯한 당내 비주류는 이총재의 요구에 대해 『이성을 잃은 처사』 『정치적 패륜행위』 『막가파식 행동』이라고 이총재를 강력히 비판하고 『당을 떠날 사람은 김대통령이 아니라 이총재 자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청원 의원이 『당 명예총재인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협의를 거쳐 다른 후보를 골라 전당대회에 추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당내 비주류의 강경노선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즉 대선이 두달도 남지 않은 빠듯한 일정이라도 후보교체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왜 이총재는 이런 반발에도 불구, 초강수를 띄웠을까. 그것은 현재 대선구도로는 여권의 정권재창출은 물론 당의 존립조차 장담할 수없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실제 대선전이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 여권의 조직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또 경선 이후 그동안 정치일정에서 김대통령의 명확치 않은 태도도 이런 「복지불동」에 한 몫을 했다는 것이 여권주류측의 판단이다. 신한국당 주변에서는 22일 기자회견을 두고 「이총재의 마지막 카드」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렇지만 그 결말에 대해서는 예측 불가능한 여러가지 설들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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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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