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티모르 내전위기] 독립반대파, 주민 150명 학살

동티모르는 독립 반대파가 5일 독립 찬성 주민 150명 이상을 무차별 살해하자 독립 지지파가 무장투쟁 재개를 다짐하는 등 내전 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독립 반대파들은 주요 도시에서 인도네시아 군·경의 암묵적 묵인하에 총격과 방화를 자행, 300여채의 가옥이 불타거나 파괴됐으며 2만5,000여명의 주민이 폭력사태를 피해 대피했다.현지에 파견된 유엔의 한 관리는 『동티모르의 폭력사태는 유엔 등 서방 사회의 외교적 압력으로 마지못해 동티모르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허용했던 인도네시아가 배후에서 사실상 내전 상황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가 끝났으니 이미 독립 문제는 동티모르 내부 문제라고 우겨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개입을 막겠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인도네시아 군부 역시 동티모르 독립이 상당한 진통을 겪도록 해 독립을 추진할 소지가 있는 다른 주가 동티모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티모르 문제 전문가들은 내전을 막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잡혀있는 전설적인 무장 독립활동 지도자 알렉산더 사나나 구스마오를 하루라도 빨리 동티모르로 돌려보내라고 조언하고 있다. 구스마오는 「인도네시아의 만델라」로 불릴 만큼 독립 반대파에도 도덕적 권위와 영향력을 인정벋고 있는 인물이다. 국제사회는 일단 동티모르 독립이 국내 문제로 공이 넘어간 상태라고 보고 무력사태 악화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폭력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대표단을 파견하는 한편 동티모르에 국제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동티모르의 경제상황을 파악, 향후 금융지원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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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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