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獨·佛·英 부도가능성, 유럽기업보다 높다

국가부도 위험지수 역전

독일, 프랑스, 영국의 국가 신용도가 유럽의 민간기업 신용도에 역전당했다. 영국에선 특히 더블딥 위기에 직면했다는 내부경고마저 등장, 경기 회복기대를 더욱 낮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시장조사기관 마르키트의 자료를 인용, 독일ㆍ프랑스ㆍ영국 등 15개 유럽선진국의 국가부도위험이 125개 유럽계 기업(투자등급을 받은 곳)의 부도 위험을 처음으로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유럽 15개국의 국가부도위험을 측정하는 소브X지수는 0.715%를 나타내 125개 유럽 기업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아이트랙스 유럽지수(0.63%)를 웃돌았다. 마르키트가 측정한 국가부도위험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평균한 값이다. CDS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큰 것으로 간주된다. FT는 유럽 각국의 재정 적자가 증가하고, 국채 발행이 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며 이로 말미암아 유럽 국가의 부도위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각 국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국가 재정을 물쓰듯 썼고 이로 인해 상당 수 국가의 재정적자 규모는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태다. 이날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상공회의소 의장은 영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스트 의장은 "최근 분기 조사 결과가 기대했던 것만큼 인상적이지 못하다"면서 "민간 부문에서 고용과 수익 창출이 회복되지 못하면 경기 회생이 기대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미국발 금융 위기로 6분기 연속 성장이 위축됨으로써 지난 1955년 공식 집계가 시작된 후 가장 긴 침체에 빠져 있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방출하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유럽의 경제 회복도 요원한 상태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은행 대출을 신청했던 유럽 중소기업들 가운데 43%가 대출이 더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부문 고용에서 250명 미만 중소기업 비중은 70%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시장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올해 실적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자동차업체들마저 유럽시장에서 판매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유럽시장에서 1,500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됐지만 올해는 이보다 2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루이스 부스 포드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유럽의 신차구매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인 지난해 12월 매출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처럼 빠르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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