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시아國 중앙은행 美국채 대량 매입, 유로강세 유럽침체 부추겨

자국 화폐 방어를 위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대량 매입이 유로화 급등을 부추기며 이 지역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아시아 중앙은행의 달러화 전쟁에 따른 불똥이 유럽으로 튄 셈이다. FT는 이날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지난 주 대량의 미 국채 매입을 통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던 유로화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엔화의 경우 일본중앙은행(BOJ)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달러당 115엔대에서 추가 상승이 저지된 상황이지만, 유로화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환투기 세력들 역시 BOJ의 추가 개입이 예상되는 엔화보다는 유로화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HSBC는 최근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이 유로 당 1.3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이 같은 유로화의 상대적 강세로 인해 유럽의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가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독일의 경우 지난 5월 물가상승률이 연율 기준 0.7%를 기록, 지난 1999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독일의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ECB는 전체적으로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ECB의 수석 경제학자인 오트마 이싱은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장됐으며, 이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한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말한 뒤 “유로화 가치 역시 과도하게 상승하는 게 아니라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유로 지역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0%) 보다 높은 2.1%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ECB가 당분간 평가 절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99년 1월 유로화 출범 당시 최고치인 유로당 1.1899달러를 넘어설 경우 ECB가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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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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