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21일 발표한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현황 분석'을 보면 지난해 한 가구당 월평균 건강보험료로 9만2,506원을 냈고 보험급여의 진료비 지원을 월 15만9,345원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출 대비 1.7배 정도의 혜택을 본 셈이다.
이번 분석에서 직장가입자 보험료 가운데 사용자 부담분은 제외됐다.
보험료 부담수준에 따라 5개 집단으로 나누면 보험료 하위 20%에 속하는 저소득층은 월평균 2만2,797원을 내고 11만7,020원을 지원 받아 급여비 혜택이 5.1배를 기록했다. 상위 20% 계층은 1.1배였다. 지역과 직장가입자로 구분하면 저소득층이 각각 10.19배, 4.02배의 혜택을 봤고 고소득층은 각각 0.91배, 1.23배로 조사돼 상류층 지역가입자는 낸 보험료보다 급여비로 돌려받은 부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보험료 부담보다 급여 혜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60세 이상의 혜택 비율은 지역과 직장가입자가 각각 2.47배, 2.55배로 가장 높았다. 40대 지역가입자(1.10배)와 30세 미만 직장가입자(1.26배)의 비율은 가장 낮았다.
전체의 54.4%인 853만3,3114세대는 보험료보다 급여비가 적었다. 이는 다수의 건강한 사람들이 평소 병원에 갈 일이 드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사 대상의 7.6%에 해당하는 284만명은 지난해 요양기관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는데, 특히 지역보험료 하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의 미이용률이 15.3%로 각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지역가입자 상위 20%는 전체 진료비 중 약 20%를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로 썼지만 하위 20% 계층은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료비용이 저렴한 일반병원(점유율 24.1%)을 이용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병원을 잘 가지 않고 가더라도 작은 병원을 찾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전남 신안군이 월보험료로 3만3,607원을 내고 급여비는 20만3,054원을 받아 6.04배로 최고의 혜택을 누렸고 서울 강남구는 14만909원을 내고 급여비 혜택은 10만6,871원을 받아 최저치(0.76배)를 기록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고소득층이 낸 보험료가 저소득층 진료에 쓰이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큰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