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10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간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남은행은 독자생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위는 지난 2일 이연형부산은행장과 이춘영경남은행장을 불러 합병을 권유했으며, 부산은행은 이달 예정된 유·무상증자를 유보하고 경남은행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3일 공식 발표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8월부터 1,000억원의 유상증자와 540억원의 무상증자를 추진해 왔으나, 오는 7·8일로 예정된 주식 청약일을 앞두고 최대주주인 롯데그룹이 240억원의 증자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는 내년에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며 『자발적 형태로 합병해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남은행은 공식적으로 「합병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오는 23일까지로 예정된 주식 청약일을 앞두고 증자금액 1,000억원 전액을 증자해 청약예금 형태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어제 금감위로부터 합병 권유를 받았지만 李행장이 독자노선 입장을 전달하고 왔다』며 『다만 합병할 경우 은행 사정이 얼마나 나아질지 충분한 검토를 병행하겠다는 게 현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경남은행 직원들은 합병에 대한 검토조차 반대하고 있다. 이 은행 노조간부는 『두 은행의 단순합병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며 『조흥은행때문에 난감해진 금감위가 양 은행 합병후 조흥은행을 가담시키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산은행 관계자는 『합병이 어려워질 경우 금감위의 양해를 얻어 증권감독원에 증자연기 신청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