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C은행 배당금 절반으로 줄여라

금감원 지시… 3일 SC 고위관계자 소환 최종 결론

금융감독원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2,000억원대의 고배당을 추진 중이라는 서울경제신문의 단독 보도와 관련, 논란이 일자 SC은행 측에 배당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지시했다. 금감원은 3일 SC은행의 고위 관계자를 소환해 배당액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SC은행 측에 상반기 중간배당 규모를 2,000억원에서 1,000억원 이하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1,000억원은 지난해 SC은행의 상반기 중간배당과 같은 규모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SC은행 측에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배당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SC은행은 지난해보다 2배 많은 2,000억원을 모회사인 SC지주에 중간배당한 뒤 이 가운데 75%인 1,500억원을 영국 SC그룹에 배당하겠다는 입장을 금감원에 전달했다.

SC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약 2,500억원으로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이익)은 80%로 역대 사상 최고치다. SC그룹에 대한 1,500억원의 중간배당 계획 역시 지난해 연간 배당액의 무려 2배에 가까운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특히 지난해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해 놓았다가 환입한 규모를 제외하면 배당금이 순익을 훨씬 넘어 투기자본의 모럴해저드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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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000억원씩, 연간 2,000억원을 SC지주에 배당했으며 이 가운데 810억원을 영국 SC그룹에 배당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SC은행의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영국 SC그룹이 무리한 고배당을 요구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C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254억원으로 50% 줄었다. 특히 지난 2∙4분기에는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174억원의 적자를 냈다.

SC은행은 모회사인 영국 SC그룹과 배당액에 대해 의견을 조율한 뒤 3일 금감원과 최종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SC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과의 협의를 통해 배당액을 결정할 것"이라며 배당규모가 떨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SC은행은 지난 2009년 2,500억원, 2010년 2,000억원 등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배당을 실시해왔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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