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취업문이 넓어진다는데

한국 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고용 전망은 어느정도 장밋빛이다. 노동연구원이 지난 8~9월 두달간 10인이상 사업체 1,58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0년 상반기 채용계획」에 따르면 37.3%가 올 연말까지 11만5,700명을 신규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44.0%가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모두 21만2,900명이 일자리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대기업과 은행권이 앞장서 신규인력을 선발하기 시작함으로써 가을철 공채 시즌의 막이 오른 셈이다. 경쟁률도 50대1은 기본이고 최고 200대1에 달하는 곳도 있어 채용시장은 지금 몰려드는 구직행렬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노동시장이 이처럼 활기를 띠자 고용동향도 좋아지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실업자수는 지난 2월 178만1,000명(실업률 8.6%)을 피크로 차츰 줄어들기 시작, 지난 9월에는 106만9,000명(4.8%) 선으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업자수를 100만명선 이내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경기회복을 자신하고 있다는 반증(反證)이다. 특히 안도되는 대목은 청년실업률이 지난 2월 이래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7월에는 일시적인 증가로 반전되기도 했으나 8월과 9월에는 전월(前月)대비, 각각 2.3%, 1.6%로 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높을 수록 사회적 불안요인이 크다는 점에서 어떻든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의 채용시장은 대상자가 거의 20대 대졸출신 위주로 되어 있어 문제라면 문제다. 이에따라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정리해고된 30~40대는 갈 곳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는 판국이다. 이들에게도 재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 아직도 활용 가능성이 있는 이들 계층을 외면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IMF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지만 요즘 들어서도 30~40대의 해외이민이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느면 두뇌의 유출이나 다름없다. 정부당국은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기업들도 채용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법을 강구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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