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부끄러웠어요. 이러면 좋은 연기가 안 되겠다 싶어 서둘러 털어내고자 했죠. 감독님이 저보다 두 살 위인데, 나이차가 많지 않고 젊은 감독님이다 보니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은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어요. 덕분에 일찍 부끄러움과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있었죠."
영화에는 심심찮게 농도 짙은 애정 신이 등장하기도 한다. 김아중은"(외려) 베드 신보다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권태기에 흔들려 다른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극 중 윤정의 심리를 표현하는 게 더 고민이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극 중 윤정에 대한 뚜렷한 이상향이 있었어요. 이 대사를 내뱉고 나면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다, 현승의 고민을 자상하게 받아줬으면 좋겠다 등 행동 하나하나 디테일 하게 주문하셨죠. 윤정 캐릭터에 대한 감독님의 판타지를 어떻게 잘 녹여내고, 20대 후반 30대 초반 일반 여성들의 심리를 어떻게 잘 대변할지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어요."
김아중은"극 중 윤정을 연기하면서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고도 했다."결혼은 그저 저와 먼 얘기다 여겼어요. 주변 친구들이 결혼에 대한 이런 저런 고민을 진지하게 토로해도 솔직히 잘 와 닿지가 않았거든요. 이번 영화 덕분에 친구들 고민에도 보다 더 공감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김아중은 영화가 19금(청소년관람불가)이라는 외피를 입었지만, '19금'적인 요소에 방점을 찍기보다 조금은 색다르게 관객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을 표하기도 했다."19금의 오락적 터치만 기대하고 올까 봐 염려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의도로만 영화에 참여하지는 않았거든요. 소재 자체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남·녀 간 사랑과 연애관에 대해서 새로운 시선을 던져주는 로맨틱 코미디로 봐 줬음 좋겠습니다. 늘 내 옆에 있던 사람, 오래된 연인이나 부부에게 이 영화가 신선한 자극제가 됐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