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레이스가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로 막이 오른다.
주별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코커스 가운데 가장 빨리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주자는 대선후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아이오와 코커스는 주자들을 압축하는 역할을 해왔고 이번 역시 적어도 3위, 4위권에 들지 못한 후보들은 선거전략을 재점검하라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코커스에서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강경보수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론 폴 하원의원, 릭 샘토럼 전 상원의원이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코커스에 참여할 공화당원 6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롬니 전 주지사는 코커스에 참여할 응답자 중 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강경 보수파의 지지를 받는 폴 하원의원이 22%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고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15%의 지지를 받아 3위로 부상했다.
반면 한때 롬니 전 주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지율 12%, 릭 페리 텍사스주지사는 11%,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7%로 뒤처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롬니 전 주지사는 보수색이 짙은 티파티ㆍ복음주의자 등에 의존하는 다른 5명의 후보와 달리 유일하게 전통적인 공화당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25%의 지지율이라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경선에서 아이오와 코커스에 전력을 쏟아 25%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게 9% 차로 패한 바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전략적으로 10일 자신의 텃밭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겨냥하며 아이오와에 선거역량을 투입하지 않고 있음에도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만약 그가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 이기고 이달 최대 프라이머리인 플로리다까지 석권한다면 공화당 후보 판도는 조기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관측이다.
아이오와의 유력지인 보수성향의 '아이오와 쿼드시티타임스'는 "롬니 전 주지사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항할 수 있는 후보"라며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롬니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들을 파고들고 있다. 이번 코커스에 참여하는 공화당원의 절반 정도가 복음주의자 등 보수색이 짙은 기독교도다. 최근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2009년 이후 99개의 카운티를 방문하고 360회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는 등 밑바닥을 훑어왔다. 페리 주지사는 아이오와주 외부에서 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동원, 900여곳의 코커스에서 지지발언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재선팀도 롬니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바마팀은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90년대 롬니 전 주지사가 운영했던 베인캐피털에 회사가 인수된 후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었던 노동자를 등장시켜 롬니 전 주지사를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