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금리인상 종착역에 왔다" 내달 동결가능성 높아져

美2분기 성장률 예상밖 저조 "경기둔화에 초점둘 것" 분석<br>주가 급등·美국채수익률 하락…물가 상승폭 여전히 높아


"美, 금리인상 종착역에 왔다" 내달 동결가능성 높아져 美2분기 성장률 예상밖 저조 "경기둔화에 초점둘 것" 분석주가 급등·美국채수익률 하락…물가 상승폭 여전히 높아 워싱턴=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미국 금리정책의 무게중심이 '동결'쪽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2년 넘게 지속돼 온 금리인상 행진이 8월에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가 급등하고 미국채 수익률과 국제유가는 동반 급락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투자와 소비 감소가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고 주요 물가지표도 안정범위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주가 급등, 미국채 수익률 5% 아래로=28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119.27포인트(1.07%) 상승한 11,219.70를 기록, 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나스닥도 39.67포인트(1.93%) 급등한 2,094.14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미국의 2ㆍ4분기 GDP 증가율이 전문가들의 예상치(3.0%)보다 훨씬 낮은 2.5%에 그치는 등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보다는 경기 둔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성장률 둔화 전망은 미국채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4.99%로 마감, 지난 6월14일 이후 처음으로 5%대 밑으로 주저 앉았다. 특히 2년만기 단기 국채 수익률은 4.98%를 기록, 전일에 비해 0.1%포인트나 급락했고 30년짜리 초장기국채 수익률도 0.02%포인트 내려갔다. 예상 밖으로 낮은 GDP 성장률은 수요 둔화 전망을 높이며 국제유가를 끌어내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1.30달러(1.7%) 떨어진 73.24달러를 기록,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8월 금리인상 가능성 30% 이하로=미국 성장률 둔화 가능성은 오는 8월8~9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랠리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벤 버냉키 FRB의장은 지난 19일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성장 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킬 것"이라며 "FRB는 언젠가 금리인상의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앞으로 FRB가 인플레이션 보다는 경기둔화에 더 주목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GDP 증가율 둔화는 미국 금융통화당국에 금리인상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면죄부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오는 9일 예정된 FOMC의 금리동결 확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27일까지만 해도 46%에 달했지만 이날은 30%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90%를 넘나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졸탄 포자르 이코노미스트도 "GDP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8일 금리인상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봤지만 지금은 30~40% 정도로 낮춰 잡고 있다"고 말했고 불룸버그 통신도 28%로 하향했다. 다이와증권의 레이 레미 채권투자팀장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우리는 지금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착점(the end)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 우려ㆍ경기둔화 우려 여전=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인플레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을 들어 금리 동결의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한다. 이들은 2ㆍ4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CPE) 지수가 지난 분기에 비해 0.9%포인트나 껑충 뛰었고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도 3.3% 올라 전분기 보다 0.2%포인트 높아지는 등 물가상승 폭이 여전히 FRB의 통제수준을 웃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1ㆍ4분기에 4.8% 증가했던 소비지출은 2ㆍ4분기에 2.5%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 투자 역시 13.7%에서 2.7%로 곤두박질쳤다. 비관론자들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신규주택건설 투자도 6.3%나 줄어 미국 경기가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나로프이코노믹어드바이저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소비자가 견디기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며 "FRB는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7/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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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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