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3일] 투자은행에 초점 맞춘 産銀 민영화

오는 2012년까지 산업은행을 완전 민영화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금융위원회는 산은ㆍ산은자산운용ㆍ산은캐피탈ㆍ대우증권을 묶어 산은지주회사로 만들고 지주회사가 49%의 지분을 출자해 한국개발펀드(KDF)를 새로 설립한다는 내용의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상업금융과 정책금융을 모두 취급함으로써 역할이 모호했던 산은의 기능을 분리해 지주회사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KDF는 시장친화형 정책금융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올 가을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면 산은은 2010년 말까지 지주회사 지분의 49%를 민간자본에 매각하며 2012년 말까지 나머지 51%도 모두 매각되면서 민영화작업이 마무리된다. 산은 민영화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IB) 육성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본시장통합법 등 정부의 투자은행 육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아직도 이렇다 할 투자은행이 없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해외자산 비중은 50%를 넘고 있으나 국내 은행은 2.5%에 불과한 형편이다. 은행 간 합병으로 덩치가 커지기는 했지만 투자은행이라고 내세울 만한 곳은 사실상 없다. 비좁은 국내시장에서 소매금융이나 카드사업 등 전근대적 방식으로는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런 점에서 산은 민영화는 국내외 금융사들의 인수합병(M&A) 촉발과 신규 사업 및 해외시장 진출의 기폭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산분리 완화 등을 통한 경쟁풍토 조성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민영화 이후 산업은행이 글로벌 IB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자본금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고 은행ㆍ증권 부문의 특화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육성과 첨단 금융기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하고 일정대로 민영화를 추진하는 일도 중요하다. 지배지분 51%를 매각하는 시기가 정권 말인 2012년으로 잡혀 있다. 임기 말을 이유로 민영화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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