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하늘이 가로막은 시즌 첫승

단독선두 신지은, 한 홀 앞두고 기상악화로 경기 중단…최나연 포함 4명 연장 끝 스탠퍼드 우승

한국(계) 낭자군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승이 기상악화와 연장 불운이 겹쳐 코앞에서 날아갔다.


재미동포 신지은(19ㆍ미국명 제니 신)은 26일 싱가포르 타나메라CC의 가든코스(파72ㆍ6,547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 17번홀(파4)에서 2m 내리막 파 퍼트를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2위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 1타 앞선 단독선두.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의 맹추격을 따돌린 신지은은 우승 세리머니까지 18번홀(파4) 단 한 홀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갓 2년차인 데다 우승경험이 없었지만 그는 침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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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지은과 스탠퍼드가 속한 챔피언조가 홀아웃하자마자 경기 중단이 선언됐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먹구름 때문이었다. 그런데 1시간30분 후 폭우가 그친 뒤 재개된 경기는 거짓말처럼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신지은의 18번홀 티샷이 왼쪽 숲의 병행 해저드에 박혔고 그는 결국 더블보기로 2타를 잃고 말았다. 스탠퍼드도 보기에 그치면서 10언더파 동타. 일찌감치 10언더파를 적어낸 뒤 대회 종료만을 기다리던 최나연(25ㆍSK텔레콤)과 펑샨샨(중국)까지 4명이 연장에 나서는 예상 못한 그림이 펼쳐졌다.

그래도 4명 중 2명이 한국(계) 선수라 첫 승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상황. 하지만 1차 연장에서 파에 실패한 펑샨샨이 먼저 탈락한 뒤 2차 연장에서는 최나연이 역시 파를 놓치면서 신지은과 스탠퍼드가 다시 외나무다리 대결로 돌아왔다. 3차 연장 세 번째 샷 결과 둘 다 파까지 남은 퍼트 거리는 1m 남짓. 4차 연장까지 갈 듯했지만 신지은의 퍼트는 홀컵을 훑고 나온 반면 스탠퍼드의 퍼트는 홀컵을 한 바퀴 가까이 훑은 뒤 신지은과는 반대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탠퍼드의 우승에 신지은과 최나연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12일 올 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서희경과 유소연이 마지막 홀 스리 퍼트로 우승을 날린 데 이어 또다시 우승컵을 눈앞에 두고 땅을 친 것이다. 하지만 세계랭킹 98위 신지은의 재발견과 세계랭킹 2위 최나연의 ‘컴퓨터 어프로치샷’은 한국(계) 낭자군의 우승이 머지않았음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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