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증산 규모 미흡" 시장불안감 여전

생산설비 이미 풀가동 증산 당장은 어려워

"증산 규모 미흡" 시장불안감 여전 OPEC, 200만 배럴 증산 '생색내기'… 국제 유가 상승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들의 압력을 고려해 생색 내기 수준의 증산을 결정했다. OPEC은 일단 7월부터 하루 생산량을 200만배럴 늘려 모두 2,550만배럴을 공급하기로 했다. 일단 200만배럴의 증산을 단행한 후 원유가격 동향을 점검해 가며 추가로 50만배럴의 증산을 추진하겠다는 게 OPEC의 입장이다. 이는 말로는 증산일뿐 실제로는 동결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OPEC의 실제 생산량은 2,600만배럴에 달한다. 상당수 OPEC 회원국들이 생산 쿼터 이상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산 규모가 기대 이하로 드러나자 원유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정도 증산으로는 가격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3일 베이루트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일부 회원국이 하루 250만배럴의 증산을 주장한 반면 이란, 베네주엘라 등은 유가급락 가능성을 이유로 증산규모를 최소화하자고 맞섰다. 그래서 일단 생산량을 200만배럴을 늘린 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추가적인 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타협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세계석유수요를 감안할 때 이런 생색내기 수준의 증산으로는 유가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등 원유가격이 개장과 함께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이를 입증한다. 세계원유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증산량이 최소한 250만배럴은 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증산 규모 기대에 못 미쳐 고유가 지속될 듯 3일 런던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개장과 함께 2.5%가까이 상승했다.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장중 한 때 전일보다 91센트 오른 배럴당 37.77달러에 거래됐다. 또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7월 인도분은 개장과 함께 배럴당 40달러선을 다시 돌파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증산물량 자체가 수급불균형을 시정하는 데는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원유수요는 하루 8,000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정도 수준의 증산으로는 나날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대규모 증산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도 문제다. OPEC는 현재 44년만에 처음으로 생산설비를 풀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증산물량이 시장에 나오기는 어렵다. 설비를 증설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 ◇원유 수요는 갈수록 늘어 지칠줄 모르는 중국의 경기상승세,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등으로 원유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세계 원유수요는 16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비수기인 2분기를 지나 휴가철이 되면 휘발유수요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원유수요를 계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세계 원유수요는 올 여름 8,020만배럴에서 4분기에는 8,25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의 테러 등 안보상황도 문제 현재 OPEC 회원국 가운데 실제로 증산이 가능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 등 3개국 정도다.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레이트의 증산여력은 모두 합쳐야 하루 50만배럴 정도다. 따라서 대부분의 증산물량은 사우디의 몫이다. 사우디는 현재 하루 200만배럴 정도는 충분히 증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다짐일 뿐이다. 사우디의 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최근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특히 사우디는 석유생산시설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엔지니어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 등 대형업체는 자국 전문가들을 주로 활용하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이 잇단 테러를 이유로 계약기간이 끝나자 마자 사우디를 떠날 경우 석유생산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문재 기자 timothy@sed.co.kr 입력시간 : 2004-06-03 18:2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