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끝이 보인다고?… "금융위기는 아직 진행중"

■ 끝나지 않은 추락 (조지프 E. 스티글리츠 지음, 21세기북스 펴냄)<br>침몰하는 타이타닉호 갑판위 의자 몇개 바꾼 꼴<br>새 글로벌 준비제도 구성 등 더 적극적인 국제공조 절실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2001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조지프 E.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드러난 미국과 글로벌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세계경제 분석보고서를 내놓았다. 저자는 왜 금융위기를 불러왔고 초기 대응책은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하면서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 끝은 아직 멀리 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은 느린 기차의 난파와 같은 것이었다. 휘어진 길에서 기차의 속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그에 따른 엄청난 파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큰 새로운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티글리츠는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무분별한 금융규제 완화와 도덕적 위기를 꼽는다. 시장의 자기 조절 기능을 맹신하는'자유시장 근본주의'와 월가의 입김으로 규제의 고삐가 완전히 풀렸고 결국 미국발 금융위기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인들이 소득을 넘어서는 소비를 했고 과도한 상여금 지급 등 금융업계의 잘못된 인센티브는 은행가들의 위험한 투자를 부추겼다. 미국 금융당국은 근본적인 대책보다 위기 때마다 유동성을 쏟아부어 시장과 금융기관을 근시안적으로 구제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이번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결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저자는 근본적인 처방으로 미국과 세계경제가 새로운 자본주의 질서를 이해해야 하고 새 금융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정부는 실업이나 장애 등 개인에게 닥치는 각종 위험에 대한 사회적 보호망 제공,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혁신, 기업과 금융계의 탐욕을 방지하는 역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국제적 차원의 금융규제가 가능한 새 글로벌 준비제도를 구성해야 한다며 더 적극적인 '글로벌 공조'를 제안한다. 새 글로벌 준비통화가 통용된다면 글로벌 총수요가 늘어나고 세계경제가 한층 튼튼해질 것이라고 언급, 최근 가열되고 있는 환율전쟁과 관련해 주목을 끈다. 준비통화론은 위기 때 나타나는 글로벌 총수요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스티글리츠는 특히 단기적인 경기부양 조치와 은행구제 정책에 머물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갑판 위 의자 몇 개를 바꿔놓는 것과 같은 정책은 무의미하다"고 질타한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총수요는 줄어들고 성장이 느려져 세계경제가 더블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2008년 글로벌 경제침체가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앞으로는 유럽에서 시작된 새로운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보낸다. 그는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임박한 참사를 피했다는 것일 뿐이며 경제 회복이 굳건한 기반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고 글로벌 경제는 불안해 보인다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개혁을 주문한다. 그는 이제라도 글로벌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더 잘 관리해 위기를 극복하고 균형 잡힌 사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고 제언한다. 2만9,8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