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에 강한 기업] <5> KPF

스웨덴 SKF에 3년간 655억원 규모 공급 따내<br>인력·설비 과감한 투자 주효…작년매출 1,560억<br>"불황은 中업체 추격 뿌리칠 기회" 공격행보 가속


케이피에프(KPF) 직원들이 충주공장 사무실에서 세계 일류상품으로 자리한 자사의 볼트^너트 제품을 자랑하며 밝게 웃고 있다. /김흥록기자

송무현 KPF 사장

[위기에 강한 기업] KPF 스웨덴 SKF에 3년간 655억원 규모 공급 따내인력·설비 과감한 투자 주효…작년매출 1,560억"불황은 中업체 추격 뿌리칠 기회" 공격행보 가속 충주=손철기자 runiron@sed.co.kr 김흥록기자 rok@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케이피에프(KPF) 직원들이 충주공장 사무실에서 세계 일류상품으로 자리한 자사의 볼트^너트 제품을 자랑하며 밝게 웃고 있다. /김흥록기자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송무현 KPF 사장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세계적 경기침체에 산업현장 곳곳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감산이 본격화하던 지난해 12월 중순. 충청북도 충주의 KPF(Korea Parts & Fasteners) 임직원들은 도리어 증산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했다. 자동차용 베어링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스웨덴 SKF사가 KPF를 사업파트너로 지정하고 거래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KPF는 한국을 대표하는 부품과 볼트ㆍ너트(파스너) 제조업체. 품질과 납기 준수 등으로 SKF와 신뢰를 다진 KPF는 올해부터 3년 동안 655억원 규모의 자동차용 베어링을 SKF에 공급하기로 했다. 연매출로 따지면 200억원이 넘는데 지난해 SKF에 대한 매출이 5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극심한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기범 KPF 상무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자 SKF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60여곳에 달하던 거래업체를 5곳으로 줄여 우리 물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온 중국 업체들이 이번에 대거 탈락했다"고 말했다. 불황에 전체 수요는 급감해도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진 기업에는 시장에서의 수요 쏠림현상이 일어남을 KPF가 증명한 셈. KPF는 또한 이를 통해 중국 업체와 격차를 벌려나가며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칠 기회로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KPF는 글로벌 위기를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올해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KPF는 지난해 1,5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했지만 올해는 영업이익률을 8% 수준으로 낮췄다. 대신 외형(매출) 목표만큼은 1,700억원 이상으로 올렸다.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속에서도 1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꾀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입지를 확실히 굳힌다는 포석이다. KPF의 불황 돌파 엔진은 인력과 설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송무현 KPF 사장은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고급 인재난을 뚫기 위해 특유의 돌파력으로 세계 굴지의 컨설팅회사인 아서앤더슨의 국내법인 인력 7~8명을 통째로 스카우트해 사업기획과 해외시장 개척 능력을 대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인재를 얻는 데 돈을 아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30억원 수준이던 KPF의 영업이익이 2년 만에 5배가량 늘어난 것도 통 큰 투자 덕택이다. 문두성 자금담당 이사는 "2006년 안산과 시흥에 흩어져 있던 공장을 충주로 통합하며 200억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했다"며 "열처리와 성형 등 전 공정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생산라인이 본궤도에 오르자 이익이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PF는 오는 9월쯤 40억원을 투자해 소형 중심의 생산라인에 대형제품 생산 설비를 추가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용 베어링 생산을 특화하기로 하고 충주공장 부근에 1만2,000여평의 부지를 확보해놓고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회사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대접 받고 성장을 지속하자 직원들의 자부심도 남달라 노사 갈등은 찾아볼 수 없다. 박문우 해외영업팀 과장은 "한강 다리의 볼트와 너트는 무너진 성수대교를 빼고 모두 우리 제품"이라며 "현재 성수대교는 KPF 제품이 들어갔으니 무너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회사 측도 지난해 말 350%의 성과급을 선사하며 임직원들의 애사심에 보답했다. 자동차용 베어링에서 SKF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KPF는 투자 확대와 함께 최근 제안 받은 A기업의 인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ㆍ자원을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 상무는 태양광에너지 개발과 석유제품 생산에서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과 손잡고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하며 "진행 단계라 파트너 기업 실명은 보안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 송무현 KPF 사장 "환란때 딱 한번 투자 안했는데 재미 없었죠" 송무현(60ㆍ사진) 케이피에프(KPF) 사장은 "세계적 경기침체가 내년 이후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는 꽤 오래갈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 누구보다 다부졌다. 그는 "하반기부터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불황이 오래가면 하반기 투자확대는 이른 것 아니냐고 묻자 송 사장은 "그래도 그때쯤 투자를 늘리면 좋을 것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25년 사업 인생에서 외환위기 때 딱 한번 투자를 안 했는데 참 재미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남 진주 태생인 송 사장은 고려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7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연합전선에 잠시 머물다 1993년 서진공업을 창업하며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맨손으로 창업한 그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맘 먹고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 10년 이상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선박용 케이블업계에서 먼저 세계 최고에 올랐다. KPF의 사실상 지주사인 티엠씨는 세계 1위 전선업체인 넥상스와 국내 1위 LS전선을 따돌리고 선박용 케이블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KPF와 티엠씨 등 1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송 사장은 기업을 인수할 때 맨 먼저 보는 것이 '상대 회사의 노사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 문제가 걸리면 아무리 매력적인 알짜 기업도 시큰둥해진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기업은 곧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무역의 날 KPF가 5,000만달러, 티엠씨가 1억달러 수출탑을 각각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성공비결을 묻자 송 사장은 "항상 변화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답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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