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내리지 않았지만 한국은행이 보는 올해 경기상황은 매우 우울하다. 특히 올해 성장률도 2.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돼 2년 연속 2%대의 저성장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았다. 우리 경제가 심각한 성장통을 앓을 것이라는 경고를 한 셈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2.8%로 지난해 10월 전망치 3.2%보다 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했던 3.0%보다는 0.2%포인트 낮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을 0.8%로 봤는데 당초 예상보다 낮은 0.4%로 나와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상반기 1.9%, 하반기 3.5% 성장하는 '상저하고' 패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매분기 경제성장률이 장기 추세 수준을 밑돌아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기존의 3.0%서 2.8%로 0.2%포인트 낮췄고 설비투자는 5.0%에서 2.7%로 대폭 하향조정됐다. 다만 세계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교역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출 증가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상품 수출은 8.2%, 상품 수익은 6.9% 성장이 예상됐다.
성장이 위축되면서 고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취업자 수는 기존 예상치(32만명)보다 줄어든 30만명 내외, 실업률은 3.3%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는 무상보육∙무상급식 등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를 반영해 2.5%로 기존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20억달러로 전년보다 110억달러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 지역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선주의 차입 여건이 개선된 데 다른 영향으로 상품수지 규모가 기존 전망치(290억달러)보다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50억달러 적자전환이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은 유로 지역 재정건전화 과정에서의 추가적 성장 둔화, 미국 재정긴축 등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다"며 "물가는 공공요금 인상 등 상방 리스크와 수요회복 지연에 따른 하방 리스크가 혼재하는데 전체적으론 중립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