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부기금 부실운용 여전

■ 예산처 '기금운용' 보고서<br>지원사업비, 민간단체 임직원 인건비로 사용<br>보수적 운용따른 낮은 수익률로 부실화 초래<br>8명이 국내 채권투자 전담등 인력도 태부족


정부산하 39개 기금들의 운용자금이 민간단체 인건비로 흘러 들어가는가 하면 지역사회 양극화를 조장하는 등 운용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국민연금 등 일부 기금은 단기자산 비중이 너무 높아 수익률이 악화되는 등 자산운용에 부실화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기금운용평가단은 최근 39개 정부산하 기금(사업운용 26개, 자산운용 33개, 중복 20개)에 대해 작성한 2006년도 사업자산운용 평가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평가단은 대학 교수와 연구원ㆍ회계사 등 민간전문가 67명으로 구성됐다. ◇지원대상 선정 잘못 사례 잇달아=기금평가단은 보고서에서 방송발전기금이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운영지원 사업비 10억원 가운데 8억6,000만원이 임직원 인건비로 쓰이고 있다며, 이는 방송기금의 공공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오는 2011년까지로 정해진 지원사업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금을 활용한 미디어센터 설립과 시청자단체활동 지원사업도 불필요하거나 기금이 지원할 내용의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2조7,000억원 규모로 운용되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와 무관하게 국민체육진흥센터 건립사업 30억원씩을 지원하고 부지와 예산이 확보된 지역에 진흥센터 혜택이 우선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평가단은 제시했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광역단체는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고 부유한 지자체보다는 가난한 지역 주민들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입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익률 악화 요인 곳곳에=일부 기금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산운용과 부적절한 목표수익률 등이 문제로 지목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단기자산 평균잔액이 웬만한 기금 규모인 8,352억원에 달했는데 평가단은 빠른 단기자산 증가가 사전 운용계획 수립을 어렵게 한다며 단기자산 운용규모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운용자산이 3조3,140억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도 여유자금의 40%가 단기자산으로 운용될 정도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용돼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남북협력기금은 지난해 목표수익률이 ‘한국은행 물가상승률 목표치’로 설정돼 물가상승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자산가치 상승을 높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자산운용 인력 확충도 과제로 지목됐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190조원에 육박한 기금을 67명이 운용하기에는 역부족이며, 특히 150조원에 달하는 국내 채권투자를 불과 8명이 전담하고 있어 문제시된다고 평가단은 설명했다. 기금폐지가 결정된 지역신문발전기금은 기금이사 1명이 335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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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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