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국제금융시장 쇼크가 국내시장을 강타함에 따라 금융당국의 위기의식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부실과 기업도산 등 금융위기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대외 충격에서 비롯된 시장 쇼크에 대책을 내놓을 여지도 없는 상황이어서 감시의 눈을 부릅뜬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의 안 좋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됨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한 후 일일 점검회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폭설이 내려도 안전점검과 도로통제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듯이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충격이다 보니 취약한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감독당국도 이날부터 자체적인 대책반을 꾸려 펀드 환매 등 시장 불안에 대비한 집중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감독당국은 이번주가 시장불안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펀드 환매동향을 중심으로 시장상황을 실시간 집중 감시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우리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요인이지만 글로벌 증시가 예상외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투자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일단 시장 동향을 지켜본 뒤 추가 대응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적립식 펀드의 자금 이탈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밑돌면서 적립식 펀드의 자금 유출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경우 증시 추가 하락과 펀드 대량환매의 악순환이 벌어지면서 금융시장이 심각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시장 요동이 시스템 위기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업 환리스크 발생 가능성이나 금융기관의 장단기 유동성 미스매치는 없는 상황”이라며 “상황 악화에 대비한 재정 및 통화정책공간을 확보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