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요구하기 위해 여당 지도부와 주무 부처 장관이 마주 앉았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냉기만 흘렀다.
당은 이날 FTA 비준 처리를 위해 뒤늦게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 정부를 ‘이명증’에 비유하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런저런 문제를 떠나서 국회에서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서 오히려 우리가 당이 정부에 촉구하는 게 유감스럽다”며 정부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국보다 5개월 늦게 호주와 FTA 협상을 타결한 일본이 한국 정부보다 더 빨리 국회 비준동의를 처리하려고 하자 정부가 뒤늦게 국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어느 나라가 빨리 (FTA가) 될 것 같으니 국회에 ‘빨리 해주세요’ 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혼자 조물닥 거리다가 국회에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지도 미처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한-호주 한-캐나다 FTA가 굉장히 급하다고 얘기를 하시는데 두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계류된 줄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지난주에 처음 알았다”면서 “(게다가) 관련 부처 공무원에게서 들은 얘기가 아니라 전혀 다른 쪽에서 들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은 지난 9월 16일,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은 10월 1일 국회에 제출됐다.
이날 당에서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섭섭함이 쏟아지자 정부는 이를 인정하면서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저희도 당에 보고가 늦어진 부분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일본도 호주와의 비준을 앞두고 있는데 우리 비준이 늦어짐에 따라 시장선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국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