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부 회계기관 감사 작업 지연에 중국 기업 상장 올해도 차일피일

상장 1순위 헝성·하이촨약업

예심청구서 제출도 확정못해

국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회계부정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 탓에 외부 회계기관이 실시하는 감사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 기업 중 '상장 1순위'로 꼽히는 중국 헝성그룹·하이촨약업은 아직 상장 예비심사청구서 제출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헝성그룹과 하이촨약업은 지난해 하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외부 회계기관을 통한 감사 작업이 반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관련 일정을 올해 상반기로 연기했다. 헝성그룹은 신한금융투자, 하이촨약업은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과 각각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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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헝성그룹과 하이촨약업에 대한 감사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4·4분기 감사보고서 공개 시점인 3월 전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상장 일정이 예상보다 훨씬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두 기업에 대한 감사 작업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만 진행되고 있지만 4·4분기 실적 집계가 끝난 뒤에는 한 해를 기준으로 감사보고서를 새로 작성해야 하는 탓에 관련 일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헝성그룹과 하이촨약업에 대한 외부 감사가 지연되는 것은 제2의 '고섬사태'를 우려한 회계법인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두 기업의 외부 감사를 맡고 있는 딜로이트는 지난해 말 재무제표 등에 대한 실사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지만 지난해부터 일정이 수차례 지연된 탓에 투자자들이 상장 여부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감사 관련 일정을 공개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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