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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장님은 '이팔청춘'
유통·식품업계 70~90대 회장들 왕성한 경영활동 눈길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김현상 기자 kim0123@sed.co.kr
1922년생으로 미수(米壽ㆍ88세)를 앞둔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은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현지의 식초 제품들을 한가득 사온다. 이 제품들을 회사 연구소에 전해주며 제품 하나하나의 특징을 일일이 설명해주고 신제품 개발에 참조하라고 할 만큼 박 회장은 '식초박사'다. 샘표식품은 이러한 박 회장의 관심 속에 개발한 이른바 '회장님표 식초'인 '백년동안'을 이달 말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ㆍ식품업계에서 고령 '회장님'들의 활동이 왕성하다. 60대는 '젊은이' 축에 속한다. 70ㆍ80대는 물론 90대의 회장들이 회사 경영도 직접 챙기고 대외활동에도 적극 나서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창업 후 수십년째 한길을 걸으며 온갖 역경을 헤쳐온 이들의 노하우와 열정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각 기업들의 경영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배상면주류연구소에서는 매일 연구원들과 연구 결과를 토론하는 배상면 국순당 회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 85세로 누룩과 전통술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배 회장은 최근 유산균을 활용한 누룩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달 초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신격호(87) 롯데그룹 회장의 방문에 깜짝 놀랐다. 유통 명가 롯데와 신세계가 자존심을 건 한판대결을 벌이는 이곳에서 신 회장은 "백화점에 걸맞은 상품 구성을 갖추고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외에도 올해 90세로 식품업계 최고령인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 김상하(83) 삼양그룹 회장과 김재철(74) 동원그룹 회장 등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류태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고령의 기업인들이 지닌 오랜 경험과 강력한 카리스마가 기업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력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인구 노령화가 점차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70대는 물론 80ㆍ90대 경영인들의 왕성한 활동은 많은 기업인들에게 성공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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