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우려로 금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데 반해 국내 금선물 시장은 유명무실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금 선물은 지난 1999년 상장된 후 거래 계약 수가 총 12만여 계약에 불과하다. 2006년에는 거래가 한 건도 없었으며 올 들어서도 하루에 한 건도 이뤄지지 않는 날이 허다하다. 금선물 거래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실물 인수도 제도’로 지적된다. 다른 선물 상품은 만기일에 차액만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데 반해 금선물은 1㎏짜리 순금을 실제로 주고받아야 한다. 달러ㆍ엔 등 외환선물에도 실물 인수도 규정이 있지만 달러 선물은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만기일 이전에 얼마든지 포지션을 청산해 차익만을 실현할 수도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세금이다. 음성적인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세금을 고스란히 내야 하는 금선물은 기피된다. 금선물의 경우 실물 인수도시 매수자가 10%의 부가가치세를 물어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공인된 금 시세가 제시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애 요인이다. 현금으로 결제하기 위해서는 공신력을 갖춘 곳에서 금 시세를 제시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외와의 시차, 환율 등에 대한 문제 때문에 기준으로 삼을 만한 금시세가 없다. 이에 따라 금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체도 해외 금선물을 통해 헤지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