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LG전자, 반갑지 않은 '우연의 일치'

15일 실적발표회-전략 발표회 개최 "미리 예정된 행사 일뿐"

`왜 하필 같은 날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 양사의 주요행사 일정이 같은 날에 겹쳐 삼성과 LG 모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1분기 실적발표회를 갖는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1분기 `장사' 결과에 업계와 증권가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매출 14조∼15조원, 영업익은 2조2천억∼2조5천억원대로 휴대폰과 플래시 메모리 강세 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반도체, IT 경기침체 속에서도 상당히 선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같은 날 LG전자는 창원공장에서 가전부문 전략 발표회를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이영하 LG전자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비롯, 주요 임원 15명이 `총출동', 가전 부문 중.장기 청사진을 제시하고 `가전 명가' 수성을 위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구체적 실적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내심 `대규모 행사 `카드'로 잔칫집 분위기를 흐려놓는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오는 19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환율하락 등의 여파로 실적이 당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적 발표를 불과 며칠 앞으로 앞두고 갑작스레 대대적인 가전 전략발표회를 갖는 데는 `속뜻'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이 일각에서 나도는 것도 LG전자의 1분기 예상 성적표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LG전자는 정작 당황스러운 것은 자신들이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한달여전부터 사업부에서 준비해 온 행사로 우연히 날짜가 겹쳐지게 된 것일 뿐"이라며 "삼성전자 공시를 통해 실적발표일과 행사일이 같은 날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으며 이제 와서 날짜를 바꿀 수도 없어 오히려 당혹스러운 것은 우리쪽"이라고 전했다. 삼성과 LG의 주요 행사가 같은 날 겹쳐 양측이 때아닌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가 구본무 그룹 회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통합 단말연구소 준공식을 열던 지난 2월24일 오전 11시 삼성전자는 전격적으로 그동안 `공개불가' 대상이었던 수원의 정보통신연구소를 언론에 개방하고 'PTA(Push-to-All)'기술을 시연한 것이다. 당시 LG측은 `오너인 회장이 참석하는 행사일에는 `맞불'식의 발표나 행사는 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이 깨졌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삼성전자측은 `미리 예정된 행사였을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간 `앙금'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같은 날 행사가 겹치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만 쌓여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소모전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건전한 경쟁의식' 정착이 절실한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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