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것이 서울 명동에서 시작한 '럭키박스'라는 귀걸이 가게다. 가게에 들어서면 똑같은 모양의 작은 박스들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박스 가격은 균일가 1만원. 박스에는 1만~5만원 상당의 귀걸이가 들어 있다. 명동에 매장을 연 지 2개월 만에 홍대·을지로입구·천호·건대 등 총 5개로 매장을 확장했다.
박정관 럭키박스 대표는 "그냥 귀걸이를 판다고 하면 다른 가게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도 비싼 제품을 얻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행운을 선물한다는 심리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명동점의 경우 하루 평균 매출이 200만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세트당 4만9,000원 상당의 '스타벅스 럭키백'은 판매 시작 4시간 만에 1만5,000개 물량이 완판됐다. 애플 제품 판매처인 프리스비의 19만9,000원에 달하는 럭키백도 판매 전날 밤부터 대기한 손님들 덕분에 순식간에 매진됐다.
기업들은 워낙 물건이 팔리지 않다 보니 이런 방식으로 재고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고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매출도 늘릴 수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미래시장연구실장은 "사행심에 기댄 매출전략이 번지고 있다"며 "과거 디플레이션 진입 초기의 일본과 같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백화점들은 1990년대 '후쿠부쿠로'라는 복주머니를 1월1일에 판매했다. 개당 가격은 2만엔(약 20만원) 정도로 운이 좋으면 5만엔 상당의 제품을 얻을 수 있었다. 후쿠부쿠로 마케팅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1월1일 백화점 앞에는 후쿠부쿠로를 사려는 고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