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비 개선의 핵심은 경량화인데 이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제조업체에는 큰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26일 경기도 과천 코오롱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장희구(사진) 코오롱플라스틱 사장은 EP시장 전망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면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EP는 금속에 비해 강도는 높지만 가벼운 특성을 갖고 있어 자동차 연비 개선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금속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장 사장은 "앞으로 자동차 보닛·동력전달장치·범퍼 등 대형구조물에까지 EP가 적용될 것"이라며 "이 부문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난해 코오롱플라스틱의 매출 중 자동차 부문 비중은 60%에 달한다. 장 사장은 앞으로 자동차업체들의 연비 개선 경쟁에 따라 이 부문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매출확대의 승부처로 유럽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는 "유럽은 시장의 규모가 크고 고급 자동차 제조사가 밀집해 있어 시장기회가 많다"며 "현재 총수출 물량의 25%인 유럽매출 비중을 5년 내 2배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 사장은 "벤츠와 같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 쪽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해외 현지생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에서 바스프·사빅과 같은 글로벌 소재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장 사장은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강화해야겠다고 보고 매출의 3%이던 R&D 투자를 향후 5%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452억원이던 코오롱플라스틱의 매출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2,2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억6,359만원으로 2012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올 들어 3·4분기까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25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역사학도(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으로 석유화학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장 사장에게 취업준비생들이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묻자 큰 흐름을 읽는 통찰력과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 의사소통 능력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장 사장은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물론 젊은 직원들도 이론만 앞서는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현장을 다니고 그곳에서 배움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