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하이트맥주 주가가 칼스버그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하이트맥주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칼스버그가 하이트맥주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한 데 이어 추가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장에서 약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그러나 “제휴관계가 끊어져도 하이트맥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물량부담으로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칼스버그는 리먼브러더스를 통해 하이트맥주 보유지분 25% 중 11%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리먼브러더스는 “지분은 확인해줄 수 없지만 매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칼스버그가 하이트맥주 지분 25% 중 11%를 팔기로 했다”며 “이는 물량부담 이슈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러시아 투자에 관심이 많은 칼스버그를 단순한 투자자로 가정하고 최근 하이트맥주 주가가 많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지분 14%의 추가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칼스버그는 외환위기 당시 하이트맥주와 제조ㆍ판매 및 기술정보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환사채(CB)를 세 차례에 걸쳐 인수했다. 이후 99년에 CB를 주식으로 전환, 지분 25%를 소유해왔다. 칼스버그가 보유지분을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칼스버그는 이 매각 대금을 자사의 부채조정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이트맥주와 칼스버그가 결별해도 하이트맥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이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칼스버그 물량부담으로 주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칼스버그와 전략적인 제휴관계가 끝나도 칼스버그 브랜드로 유통ㆍ판매되는 비중이 적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작고 오히려 유통물량이 늘어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특히 진로라는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은 만큼 이 같은 약세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17만7,000원을 유지했다. 그는 “나머지 지분 14%도 궁극적으로 모두 매각될 것”이라며 물량 처분까지는 앞으로 한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하이트맥주는 전날보다 4,000원(2.70%) 내린 14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