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경제 큰위기 빠지지 않을것"

■ 국제학술대회 참석 퍼킨스 하버드대 교수"구조개혁을 추진중인 한국은 정부의 개입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미묘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드와이트 퍼킨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5년간 한국 정부가 구조개혁과정에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시장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대 국제금융연구센터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퍼킨스 교수로부터 한국경제 현황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97년의 한국 경제위기가 불가피한 것이었는가에 대해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 한국경제가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97년 태국이 경제위기에 처하지 않았더라면 10년 정도는 큰 문제없이 고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당시 한국 금융업계가 견고했다면 태국의 위기가 한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위기는 한국의 구조적 문제 탓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최근 5년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외환위기 이후 한국정부는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했다. 일정한 성과도 얻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정부는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태다.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가장 효과적이고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개입은 시장자율성 확대라는 당초 목표와는 배치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재벌개혁은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정책이었다. 대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정부가 반드시 구원에 나설 것이라는 기업의 태도를 바꿔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바람직하지 못한 전례를 남긴 면도 있다. -최근 중남미 경제 위기가 아시아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한국경제가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최근 수 십년 간 한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을 듣곤 한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말 중대한 위기에 빠지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남미의 경제위기도 한국을 포함한 다른 이머징마켓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이다. 남미의 문제는 정치권의 무능으로 초래된 측면이 크다. 한국 등 다른 나라 경제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남미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필리핀 하나 정도다. -최근 북한의 개방 행보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동아시아 일대의 역학 관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북한의 신의주 개방에 대해서는 일단 더 지켜봐야 한다. 경제특구는 격리된 지역에 세워지면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 경제특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에도 시장경제 원리를 적용할 때 진정한 효과가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신의주 특구는 주변 지역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돼 운영될 것이다. 신의주만 자본주의로 운영되고 북한의 나머지 지역은 종전의 체제가 운영된다면 이는 파급효과가 사실상 전무해 의미 없는 시도가 될 수 있다. 김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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