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국 622개社 참여 내일부터 4일간 열려'300억 달러 전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잡아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의료기기업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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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가 한국 산업풍토에 적합한 전형적인 소량 다품종 업종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영세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첨단화와 디지털화로 무장하며 의료기기 강대국 대열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제 17회 국제 의료기기 및 의료정보 전시회(KIMES 2001)는 국내 의료업체의 도약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234개 업체를 비롯 미국 103개사, 독일 72개사, 일본 64개사, 이탈리아 20개사, 영국14개사, 프랑스 12개사, 스위스 13개사, 대만 25개사등 총 33개국 622개사가 참가해 규모면에서 국제적인 수준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의 뒤셀도르프 의료기기박람회나 중동의 두바이 국제의료기기전시회와 같은 대형전시회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전시되는 제품의 종류가 500여개에 이르며 제품 수도 1만 여점으로 규모면에서 큰 성장을 거두고 있다. 전시 면적 규모에서도 30%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며 국내 의료기기업체의 양적인 성장을 반영하고 있다.
◇급팽창하는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료기기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형적인 기술 집약 산업. 세계적으로 제품의 종류가 6,000여종으로 각국 기업이 쏟아내는 품목만도 75만여종에 이르고 있다.
시장 규모도 지난 90년이후 연평균 6.5%씩 성장하고 있는 상태. 95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약 197억 달러였으나 지난 99년에는 25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선진국의 시장 점유율은 절대적이다. 컴퓨터ㆍ센서ㆍ계측제어ㆍX선ㆍ레이저 등 최첨단 기술이 복합적으로 응용되기 때문에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미국, 일본, 유럽 국가등 선진국이 세계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것.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총생산액의 40%를, 일본이 20%를, 독일과 네델란드가 1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필립스, 도시바, 피커 등 5개 업체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영세성 극복이 국내 업체의 최대 과제=이 같은 국제 시장 여건 속에서 국내 업체는 최근 몇 년간 돋보이는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99년에는 생산액 20위 안에 메디슨(초음파), 삼성GE의료기(초음파), 신흥(치과용 진료장치), 한신메디칼(멸균기) 등 국내 6개업체가 들어가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업체들은 여전히 규모의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이 지난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96개 의료기기 업체 중 종업원 수 20명 미만의 기업이 255개로 6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생산금액 면에서도 10억원 미만의 기업이 75%에 이른다.
국내 기업의 수출액 규모는 지난 94년 1,177억원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99년에는 3,263억원을 달성해 5년간 세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꾸준히 증가하던 수입품 비중 또한 지난 99년에는 66%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수입품목 가운데 인공관절과 초음파 영상진단기, MRI 등 고부가가치ㆍ첨단 의료기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기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절실하다.
의료기기업계 전문가들은 산ㆍ학ㆍ연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기술개발과 신제품 개발이 가장 큰 과제로 지적하는 한편 의료기기가 소량 다품종 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이 분야를 중소 벤처기업형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