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화유동성 부족' 불안감 커진다

외국인, 최근 채권시장서 순매도로 전환…'9월 위기설' 재부상 조짐<br>환율상승·펀더멘털 우려 손절성 물량 쏟아내<br>달러 공급도 줄어 '스와프發 위기설'도 솔솔



최근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외화유동성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와 맞물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외화 유동성 9월 위기설’도 다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이 8월 중순 이후 국채선물을 내다팔아 지난 7월부터 이어온 순매수 기조에서 매도 기조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외국인은 7월 한달간 국채선물 8,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이달 중순까지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지만 14일부터 매도 분위기를 연출한 뒤 25일에는 무려 8,201계약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이후 외국인의 선물 누적 포지션도 7,000계약 순매도로 전환됐다. 한달 보름간 순매수 행진을 벌여온 외국인이 왜 갑자기 매도세로 돌아섰을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통상 채권시장에서 방향성 매매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상승 ▦기술적 분석 ▦펀더멘털 등 세 가지 요인이 모두 비관적 상황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선 외국인은 당국의 개입으로 한동안 환율이 1,000원선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다가 1,100원선으로 치닫자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매도로 전환했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특히 재정거래 차원에서 채권 매수에 뛰어들었던 일부 외국인은 환율상승으로 환손실 가능성이 높아져 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술적 분석에 입각해 투자하는 외국인의 특성상 이동평균선이 무너진 데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25일ㆍ20일선과 60일선 이평선이 다 깨진데다 장중 전저점까지 급락하면서 외국인이 대규모 손절성 물량을 쏟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석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 및 물가상승으로 한국의 자산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금융시장 이탈 가속화로 외화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우려한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금리보다 환율상승을 자극해 외화고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은의 긴축정책으로 건설사들의 원화유동성 부족도 심각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차장 역시 “환율이 계속 불안할 경우 손실을 견디지 못한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며 “이럴 경우 9월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만기 도래까지 겹쳐 외화유동성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외화자금시장인 스와프시장에서 외국인의 달러 공급이 줄어들면서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급락하고 이자율스와프(IRS) 금리와 CRS 금리 격차인 스와프베이시스가 200bp까지 확대되자 스와프발(發) 위기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의 한 관계자는 “단기간 외국인의 선물 매도만 갖고 위기설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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