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합격점·코스닥 낙제점
12월 결산법인 3분기 실적 분석
12월 결산법인들의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거래소 상장기업들은 합격점을,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낙제점인 것으로 평가된다.
거래소 상장기업들은 올 3분기에 매출액 증가율이 다소 둔화됐지만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경기 경착륙의 우려를 씻을 만한 외형성장을 보였다.
상장사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 2분기보다 2.08%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2분기에는 1분기보다 5.20% 증가율을 보였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8.80% 증가했고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54%, 41.40% 각각 늘어났다. 지난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영업이익은 6.30%, 경상이익은 28.97%, 순이익은 47.85% 각각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1분기 이후 급격하게 악화됐으나 하반기들어 다소 호전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상장기업들은 3분기에 1,000원어치 팔아 44원의 이익을 거둬 지난 2분기 32원보다 호조세를 보였다.
물론 순이익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상장기업들이 보유 유가증권 및 사업매각 등 영업이익 외의 특별이익이 계상된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수익성은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호전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별이익이 계상된 기업으로는 한국전력이 5,000억원이 넘는 파워콤 지분 일부 매각과 한솔제지가 한솔엠닷컴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매각대금 1,359억원 등이 순이익으로 잡혔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경기가 2분기들어 하강국면을 보여 상장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들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예상과 달리 2분기 보다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최근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의 경우 2분기까지 1분기보다 105.20%의 증가추세를 보였으나 3분기에는 52.34%로 떨어졌고 순이익은 52.15%에서 48.46%, 영업이익은 93.70%에서 52.63%로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3분기에 크게 호전되고 있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4분기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4분기에 다시 악화될 경우 경기 경착륙의 우려감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우차 및 동아건설 부도처리 등 기업구조조정이 국내 경제에 어떤 후유증을 남길 것인 지가 주목되고 있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실적은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기술주들의 위기론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
기업들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이 지난 2분기보다 11% 정도 감소했고 수익성이 정체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벤처기업들의 매출액 감소율이 13%에 달했고 순이익은 무려 64% 급감해 첨단기업들의 위기론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벤처기업들의 누적 순이익 증가율은 지난해말 보다 2%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무려 236%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던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한편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 기업 모두 부채비율이 절대규모로 보면 낮은 수준이지만 2분기보다 다소 늘어나 재무구조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이 재무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3분기 부채비율은 2분기보다 5.58%포인트 늘어난 140.19%, 코스닥 등록기업은 3%포인트 증가한 102%에 달했다.
이와관련 증권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증가한 것은 증권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직접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지만 유상증자 보다는 기업들의 이익으로 부채를 상환하거나 한계사업을 매각하는 구조조정 적극적인 방법으로 재무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정배기자
입력시간 2000/11/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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