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위축시키는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신 부가가치세와 술ㆍ담배ㆍ휘발유 등에 대한 세율은 세원 확보를 위해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한국재정학회가 5일 개최하는 2007년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서는 최광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는 4일 사전 발표한 ‘외환위기 10년 이후 한국재정의 평가와 과제’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차기 정부는 세제개혁을 최우선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공평성의 명분과 정치논리에 사로잡혀 지금과 같은 조세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최소 3년간은 세출예산을 동결해 각종 낭비와 비효율을 제거하고 세제를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는 현재 31개 세목에 달하는 복잡한 조세체계를 10개 정도로 간소화하고 국세와 지방세, 4대 보험을 통합 징수하는 ‘국민납부지원청’을 설립하는 등의 세제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최 교수는 요구했다. 현 참여정부는 좌파적인 복지정책과 국토 균형발전, 대북포용정책 등으로 재정지출을 크게 늘려 국가채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지적이다. 세제개혁에 따른 세수 결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세출 동결로 매년 최소 10조원 규모의 감세 효과 ▦부가가치세율을 12%로 인상해 9조원 세수 확대 ▦술ㆍ담배ㆍ휘발유에 대한 50% 징수확대로 10조원 추가 확보 등 총 20조원 규모의 추가 세원을 마련하면 된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부가가치세는 연간 45조원에 달하는 최대 세수원인데다 해외 각국이 15% 이상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세율 인상을 적극 검토해볼 만한 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사회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술ㆍ담배ㆍ휘발유 등은 세금 부과가 오히려 효율성을 높이므로 과세 강화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법인세와 상속세는 5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폐지할 것으로 요구했다. 법인세는 기업의 투자의욕 위축과 국제경쟁력 약화를 촉진시키므로 필요한 보완조치를 강구하면서 점진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속세도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이득과세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한편 부동산 과세에서 종합토지세ㆍ재산세 등 보유세가 강화된 것은 바람직하지만 양도소득세와 취득세ㆍ등록세 등 취득 및 이전에 대한 조세부담이 높은 것이 문제로 지목됐다. 최 교수는 “부동산이 활발히 유통돼야 경제활동이 촉진된다”며 “거래세는 존립의 이론적 근거가 없는 불합리한 세금인 만큼 대폭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