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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한국건축문화대상] 특별기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품격과 매력의 도시, 건축문화 창조에서 출발


2014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7월 진행된 2차 현장심사에서 경남 통영시 ''모노퍼니''를 방문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 3월 개장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가 장안의 화제다. 이 건축물을 둘러싸고 다양한 세간의 평이 존재하지만 대중의 관심과 발길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진정한 DDP의 가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개장 6개월 만에 누적 입장객이 400만 명을 넘어서고 주변 지역 상가 매출액이 20~30% 늘었다는 기사를 보면 빌바오 이펙트(Bilbao effect·도시의 세계적 건축물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서울의 명소가 된 것만은 틀림없다.


이처럼 건축물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이며, 도시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미디어이자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랜드마크다. 그러기에 건축물은 한 국가의 품격과 문화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이러한 건축의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고 아름답고 우수한 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에게도 선조가 남겨준 종묘, 불국사, 석굴암, 창덕궁 등 자랑스러운 건축물이 존재한다. 그러나 압축적인 고도성장을 겪으면서 우리는 예술적인 수준과 문화적 품격이 높은 건축물과 도시공간을 만드는데 소홀했다.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품격 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의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이 멸실되지 않고 잘 활용되어 매력적인 도시경관을 창출할 수 있도록 올해 6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률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해 우수 건축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보전하고, 우리 고유의 한옥 건축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로, 누구나 이용하는 학교, 문화센터, 도서관 등 공공건축물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국토연구원 산하 건축도시공간연구소를 공공건축지원센터로 지정했다. 공공건축지원센터에서는 공공건축물의 사업계획서를 사전에 검토하여 기획 단계에서부터 성능, 디자인, 예산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건축물이 건축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년 약 6,000동의 공공건축물이 신축된다. 앞으로 공공건축지원센터의 활약에 따라 매년 6,000동의 우수한 건축물이 우리 곁에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건축이라는 다소 어려운 분야를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건축영화제, 어린이 건축창의교실, 대학생 한옥캠프, 건축문화 대토론회 등 다양한 건축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오래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한국건축문화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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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대상은 1992년부터 지난 23년 동안 600여 개의 준공된 시설물, 700여 개의 계획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여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건축물을 국민들에게 소개해왔다. 또한, 설계자뿐만 아니라 시공자, 건축주까지 포상함으로써 훌륭한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기여해 왔다.

앞으로도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우리 건축문화의 인프라를 튼튼히 구축하기 위하여 정부와 건축인들이 협력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를 이끌어내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심사과정

전국 누빈 현장심사 5일간의 '강행군'
이동·식사시간에도 열띤 토론 이어져


한국건축문화대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상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건축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영예의 수상작을 가려냈다.

'2014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지난 1월 서울경제신문·국토교통부·대한건축사협회 등 3개 주최기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대한주택보증·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등 5개 후원기관이 참여하는 시행위원회를 시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시행위원회는 작품의 접수와 심사, 행사 일정 등 세부적인 계획은 물론 제도 개선과 수상작 승인 등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최고 의결기구다.

올해 작품 공모는 준공건축물 부문의 경우 6월5일까지 참가신청을 받은 후 같은 달 9~10일 이틀간 작품을 접수했다. 계획건축물 부문은 5월26일부터 30일까지 참가신청을 받아 6월3~4일 작품계획안을 받았다.

올해 준공건축물 부문에는 △사회공공부문 33점 △민간부문 47점 △공동주거부문 8점 △일반주거부문 15점 등 모두 103개의 작품이 접수됐다. 대학생 등이 참여하는 계획건축물 부문에는 292점의 작품이 접수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심사는 준공건축물과 계획건축물 부문 모두 3단계로 진행됐다. 준공건축물 부문은 우선 1차 서류 및 도면·사진 심사를 통해 24점의 2차 현장심사 대상을 선정했다. 6~7월 제주도를 포함해 5일간 전국을 돌며 진행된 현장심사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특히 이틀간 진행된 지방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충북 청주·괴산, 세종시, 대구, 경북 청도, 경남 통영 등 도시와 산 속을 가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을 버스로 누비며 국내 최고 권위 건축상의 주인공을 찾는데 온 힘을 쏟았다. 심사위원들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물론 식사시간에도 작품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멈추지 않았다.

현장심사 후 열린 마지막 최종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현장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열띤 논의 끝에 대상 4점과 본상 4점, 우수상 16점 등 최종 수상작을 결정했다. 올해의 경우 수준 높은 작품들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 최종 수상작을 가리기가 더욱 어려웠다고 심사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계획건축물 부문 역시 1차 작품계획안 심사를 통과한 작품을 대상으로 패널 및 모형에 대한 2차 심사와 3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대상 1점과 최우수상 3점 등 총 29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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