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 驛舍 유통시설, 유통에 교통 더하니 매출도 쑥쑥"

'철도의 나라' 日 驛舍 유통시설가보니… <br>뛰어난 접근성 무기로 장기 불황 파고 넘어 선전<br>롯데百 청량리역사점도 日벤치마킹 내달 오픈

교토역에 위치한 JR이세탄백화점은 뛰어난 접근성으로 불황이었던 지난해에도 2,390만명이 방문하는 등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구 롯데百 청량리역사점장

'철도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교통망을 자랑하는 일본. 그 곳에는 교통시설과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집객효과를 누리고 있는 역사(驛舍) 유통시설이 장기 불황의 파고를 넘어 선전하고 있다. 특히 내달 리뉴얼 오픈하는 롯데백화점 청량리역사점의 성공을 가늠해볼 수 있는 미래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들 유통시설은 주목 받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찾은 오사카(大阪)는 일본 서부권 최대 도시답게 빽빽한 철도망이 들어서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 한큐우메다(阪急梅田)역에는 4관 통틀어 연면적이 5만㎡, 에 달하는 한큐(阪急)백화점 오사카점이 이 지역의 대표적인 '교통+유통' 결합시설로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한큐백화점 본사인 H20 리테일링의 이와사키 가쓰오미 홍보담당부장은 "한큐우메다역과 인근 JR오사카역을 오가는 유동인구만 하루에 60만 명에 달한다"며 "오사카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가는 만큼 지역 특산품 등 차별화된 상품을 내세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큐백화점 오사카점은 지난해에만 1,441억엔(한화 기준 약 2조원)을 거뒀다. 단일점포 기준으로는 이 지역 최대 수준의 실적이다. 특히 오사카에는 유일한 남성전문 패션관인 '맨즈(MEN'S)관'은 인근 나고야 지역의 부유층 고객까지 끌어올 정도로 톡톡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점포의 성공으로 오사카 쇼핑 요지로 부상한 한큐우메다역 인근에는 오는 2012년까지 미츠코시 이세탄(三越 伊勢丹) 백화점 신규 오픈과 기존 다이마루(大丸)백화점과 한큐백화점 증축이 이뤄질 계획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철도업체인 JR서일본사와 이세탄백화점이 합작해 만든 JR이세탄 교토(京都)역사점도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려야 할 유통명소로 꼽힌다. 지난해만 해도 2,390만명에 달하는 고객이 이 곳을 찾았다. JR이세탄백화점 총무부의 소노베 코이치 매니저는 "역사에 위치한 점포인 만큼 선물용 수요가 많은 식품군 비중이 전체의 30.3%로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관광객을 위해 2~3주 간격으로 기모노 콘테스트 같은 교토 전통 행사를 개최하며 집객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 시설과의 뛰어난 접근성을 무기로 내세운 것은 백화점 뿐이 아니다. 6월 29일 오후 3시에 찾은 도쿄 유라쿠초(有楽町) 역사 인근의 전자제품 양판점 BIC카메라 매장에는 평일임에도 8층 규모의 매장 안이 인파로 가득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카메라를 비롯해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고 살 수 있는 이 매장은 가전 뿐 아니라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 피트니스 용품과 침구 등 가정용품, 주류와 사무용품까지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유라쿠초점 뿐 아니라 34개 점포 대부분이 신주쿠(信宿)와 이케부쿠로(池袋), 시부야(渋谷) 등 일본 주요 도시의 역세권을 중심으로 출점하고 자사의 포인트카드를 JR사의 철도시설에 교통카드로 이용 가능하도록 하는 '교통 연계 마케팅'을 펼쳐 역사 인근 유통시설로서의 장점을 최대로 발휘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일본 역사 유통시설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롯데백화점도 오는 8월 20일 기존의 청량리역사점을 새롭게 오픈, 본격적인 '역사 쇼핑 시대'를 연다. 연면적 17만8,050㎡,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청량리역사점은 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시네마까지 한 곳에 모아놓은 복합쇼핑공간으로 구성된다. 특히 옥상 자연생태공원과 정문광장 등 총 1만859㎡에 이르는 대규모 공간을 고객 휴식 장소로 활용하고 백화점 최대 규모의 종합 금융센터를 입점시키는 등 최고의 고객 편의를 보장할 계획이라고 백화점측은 설명했다. 디지털파크도 단일 매장 최대 규모인 3,732㎡ 면적으로 역사매장에 들어선다. 체험형 가전매장을 표방하는 이 곳에는 정보통신가전을 중심으로 팬시와 문구, 음반, 조명 등 1만5,000여종의 다양한 상품이 취급될 예정이다. 또한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 전문숍과 DSLR 카메라 특화존도 선보여 인근 대학 상권의 젊은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한다는 목표다. 이동구 청량리역사점장은 "역사 점포의 이점을 살려 나아가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수 있는 최고의 유통점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영업 효율보단 고객 편리함·즐거움 선사 중점"
■ 이동구 롯데百 청량리역사점장 "백화점에 오는 손님들 수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지가 백화점매출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청량리역사점은 이 같은 점에서 교통중심지에 위치한 최고의 쇼핑·문화 공간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동구(52·사진)롯데백화점 청량리역사점장은 청량리점이 영업효율 보다는 쇼핑객들에게 편리함과 즐거움을 주는데 더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청량리점은 전국 18개 민자역사 가운데 용산역사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는 것 외에도 백화점내 편의시설, 문화공간을 기존 백화점들에 비해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층에 테마 휴식공간이 마련된 것은 물론 각층 에스컬레이터 주변에도 점포를 놓지 않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점장은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은 원래 백화점내 가장 목좋은 곳"이라며 "청량리점은 각층 명당자리의 점포 3~4개씩을 방문객들을 위해 포기한 셈"이라고 말했다. 2~8층 전층에는 매장과 연결되는 지상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차량 진출입구 폭도 7m에 달한다. 이 점장은 "차를 지하로 끌고 들어가야 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쇼핑객들이 많은 편"이라며 "매장옆 주차장은 쇼핑객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고 오래 머물도록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3층 중앙홀 바닥일부를 LED조명으로 깐 '디지털 에코'공간과 매장 옆 쉴 수 있는 테라스, 옥상 생태공원 등은 모두 '도심속 자연'· '도심속 오아시스'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란 설명이다. 청량리점 주변은 반경 5km내 현대백화점 미아점 등 주변 쇼핑시설이 밀집돼 있어 상권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점장은 역 이용객등 주변 유동인구가 하루 17만 명에 달하고 대학들이 밀집돼 있어 젊은층 쇼핑객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 인지도를 높일 경우 이 곳 쇼핑몰 방문객수가 하루 최대 5만 명에 달할것으로 예상했다. 이 점장은 "이제 상품만으로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편하게 즐기면서 쇼핑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뢰감을 주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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