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당분간 '팔자' 예상… 증시 수급 '비상등'

헤지펀드 차익실현 등에 1조~2조 추가 매도 가능성<br>유럽위기 해결책 나오면 '바이코리아' 다시 나설듯


국내 증시의 수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4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이 달 들어서는 유럽발(發) 위기로 2조2,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셀 코리아(Sell Korea)'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특히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의 호전 등 긍정적인 뉴스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와 영국ㆍ독일 등 주요 유럽 증시가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순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를 한국 시장을 떠나는 것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차익실현' 및 '현금 비중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중반까지 유럽 각국이 재정 위기 우려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다면 외국인 매도 공세도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위기 해소될 때까지 매도에 치중할 듯= 외국인 매매 패턴을 좌우할 최대의 변수는 유럽 발(發)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순매도는 이번 주 초부터 진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뉴욕증시, 유럽증시가 나흘 째 급락 세를 이어가자 외국인 순매도 공세가 쉽사리 진정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윤석 크레디드스위스 서울지점 전무는 "유럽의 재정 위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리스크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대책이 나올 때까지는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조원 가량 추가 순매도 가능성= 외국인들은 조만간 1~2조원 상당의 주식을 추가로 순매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투자기간이 짧은 헤지펀드들이 발 빠르게 국내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데다 유럽계 금융회사 등은 현금 보유 규모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주식을 더 처분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들어 외국인들이 이미 11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기 때문에 앞으로 1~2조원 정도 추가로 매도한다고 해도 큰 뉴스는 아닐 것"이라며 "특히 헤지펀드들의 자금이 더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이 나오면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는 약해질 수 있지만 당분간 교체매매에 치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단기간에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한 유럽 금융회사들은 국내 증시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 리스크가 부각됐던 지난 1월 상황을 복기해보면 앞으로 약 1개월 가량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교체매매 패턴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셀(Sell) 코리아'로 보긴 힘들어= 외국인들의 순매도를 본격적인'셀 코리아'로보기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주식도 위험자산이기 때문에 매도에 나소거는 있지만 유럽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가시화되면 펀더멘털이 뛰어난 한국 시장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위기가 진정되면 '셀 코리아'도 단기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 있다"며 "3~4월에 외국인들이 세계 최대 수준으로 한국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그 만큼 매도 규모도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글로벌 출구전략 시점이 늦춰지면서 유동성이 한국 증시로 추가 유입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히려 출구전략 지연에 따른 유동성이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한국도 수혜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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