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中企 적합업종 법제화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중견기업들이 법에 의한 강제보다는 기업자율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전문가 96명과 중견기업 202개사를 대상으로 중기적합업종 법제화 추진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 자율로 해보고 문제가 있을 때 추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48.3%로 가장 많았고 '기업자율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응답이 22.5%를 차지했다. 중기적합업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중견기업들의 대다수가 법제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경쟁제한 등의 적지 않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차원에서 상당수 중기적합업종이 지정, 시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적합업종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후 지금까지 3차에 걸쳐 총 267개 신청품목 중 79개 품목이 선정됐다. 그러나 업종선정 과정에서 대기업의 반발과 잡음이 적지 않았다. 특히 LED조명 등 일부 업종의 경우 동반성장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뒷말까지 나오면서 관련기업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제화가 추진될 경우 관련 대기업의 반발은 물론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동반성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소기업들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 반드시 중소기업의 성장 또는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의 조사에서도 적합업종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에 '도움이 안 되거나(58.3%)' '중소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13.6%)'이라는 응답이 71.9%에 달했다. 이는 중기고유업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방법도 법규로 강제하기보다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들도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협력업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자율적인 풍토가 정착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적합업종이 법제화될 경우 모처럼 싹트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자율적인 협력 분위기를 해치고 과거 중기고유업종제도의 전철을 되풀이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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