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리터(ℓ)'
현대자동차가 신차를 출고할 때 넣어주는 기름의 양(量)이다.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든 뒤에 고객에게 최종 전달되려면 차로 운전해서 가야 하는 구간이 있는 탓이다. 성미가 급한 소비자는 현대차 울산공장까지 직접 찾아와 차를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
19리터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인 '아반떼(사진)' 기준이다. 차량의 크기와 배기량에 따라 주입량을 조절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연비가 좋은 경차는 조금 덜 넣어주고 상대적으로 연비효율이 떨어지는 대형차는 더 넣어주는 식이다. 현대차 울산 공장 같은 생산공장 내부에는 별도 주유소가 있어 생산차량에 기름을 넣을 수 있다.
19리터면 아반떼로 266km를 갈 수 있다. 아반떼의 복합연비(자동변속기 기준)이 리터 당 14.0km임을 감안한 것이다. 266km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경부고속도로 기준으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가 293.9km라는 점을 감안하면 19리터로는 서울에서 구미 정도는 갈 수 있는 양인 셈이다.
특히 현대차는 국내용과 수출용에 같은 양의 기름을 넣는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일반인들의 인식과 달리 차를 만들 때도 철판이나 부품 등에서 국내외 해외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당연히 넣는 기름의 양도 국내와 수출용이 같다"고 설명했다.
19리터면 금액으로는 약 2만8,000원 수준이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7일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리터당 1,477원6전이다. 서울은 3만원(평균 유가 1,576원07전)에 육박한다. 최근 다시 기름값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유가임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자동차 업체는 이익을 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기름값이 더 올라가면 상황은 반전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 출고되는 차에 기름을 넣어주는 것은 일종의 서비스 개념"이라며 "차종별로 연료탱크의 크기와 연비, 회사방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유량을 산정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