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별세한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사실혼 관계의 부인(49)과 아들(11)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황 전 비서의 남측 미망인은 1997년 입국 후 국가정보원 측이 추천한 비서 후보 가운데 황 전 비서가 직접 선택한 여성이다.
황 전 비서는 이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은 엄마의 성을 쓰고 있으며, 현재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가 현지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모두 북한의 테러 위협에 대비한 조치로 알려졌다.
황 전 비서에게는 수양딸도 있다. 김숙향(68) 황장엽민주주의건설위원회 대표가 황 전 대표가 생전에 애틋한 정을 쏟은 수양딸이다. 그는 1998년 12월 황 전 비서의 호적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어르신은 3대 세습을 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고 속상해 분사(憤死)하신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르신이 북한 체제와 남한의 좌파를 너무 안타까워하고 어떻게 정체성을 바로잡을까 고민을 많이 하셨다. 바라는 뜻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고 가신 게 너무 원통하다"고 흐느꼈다.
김 대표는 황 전 비서를 만나게 된 경위와 자신의 경력은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 "말하기 어렵다"며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1997년 4월에 남한에 온 황 전 대표가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는지 함께 망명한 김덕홍 전 북한 여광무역 사장을 통해 자신에게 여러 차례 수양딸이 돼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황 전 비서는 북한에 남겨두고 온 부인과 2남1녀가 모두 숙청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한편 황 전 비서는 상당한 유산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는 황 전 비서가 13년 전 적지 않은 돈을 갖고 온 데다 정부과 각계의 후원금, 특강료, 저작물 인세, 석좌교수 강의료 등으로 상당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뉴시스는 "부인을 잘 아는 사람은 '황씨의 상속인은 수양딸이다. 황씨는 사후 자신의 재산을 일단 수양딸에게 넘긴 뒤 아들, 부인과 분배토록 약정서 같은 것을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