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더 앤더슨 유죄평결의 교훈

세계 5대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아더 앤더슨사가 파산사태에 직면했다. 미 휴스턴 연방지법 배심원단이 에너지 기업 엔론사의 부도사태와 관련, 아더 앤더슨이 회계감사 서류를 파기한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더 앤더슨은 최고 50만달러의 벌금형과 4년간의 보호관찰을 받게 됐으며 상장기업에 대한 회계업무 마저 수주가 금지 됐다. 투자자들의 소송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돼 회사 창립 89년만에 문을 닫아야 할 위기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더 앤더슨이 파산할 경우 세계 회계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국내에도 그 직간접적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더 앤더슨의 이번 유죄평결은 이 회사가 자초한 셈이나 다름없다. 아더 앤더슨은 지난 2001년 12월 도산한 미 최대의 에너지 유통업체인 엔론사의 부실회계를 숨기기 위해 관련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없애고 증거를 조작한 혐의를 받아 왔다. 이번 재판의 최대쟁점은 서류파기의 의도성 여부였다. 아더 앤더슨은 심리과정에서 "비의도적이고 일상적인 서류파기"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더 앤더슨이 기소되자 2,300여 고객사중 대기업을 포함, 785개사와 직원3분의2가 이 회사와 결별했다. 아더 앤더슨은 직원7,000명의 해고계획을 발표했다. 유죄평결은 산소호홉기 마저 제거한 것이다. 지금 미 행정부는 엔론사 사태후 기업들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법을 확대 해석하는 한이 있더라도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업의 부실회계 관행이나 투자자들을 오도할 수 있는 분석에 대해서는 법망의 감시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미 기업 자산규모 20위 이내인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전 대표가 탈세로, 생명공학사인 임클론 전대표는 내부자 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밖에 글로벌 크로싱,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스 등이 부실회계 관행 등으로 이미 조사를 받았다. 미 행정부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오게 된 것은 썩은 부분을 신속하게 도려내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다. 아더 앤더슨의 사실상 파산은 이 회사의 해외법인은 물론 세계 회계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계의 회계업계가 '빅4 체제'로 재편되면서 국내 회계법인들도 아더 앤더슨을 대신할 제휴사를 찾아야 할 판이다. 또 올들어 강화된 회계법인에 대한 당국의 감사가 아더 앤더슨의 유죄평결을 계기로 한층 타이트 해질 가능성도 있다. 회계법인도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변해야 한다. 아더 앤더슨이 주는 교훈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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