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금알을 잡아라(국가정보화 전략:5·끝)

◎국내기업 「초일류」성장 호기/잠재력 무한… 시장규모 “천문학적”/차세대기술 개발·투자에 주력해야『절벽에 매달린 경제를 끌어올려라.』 국가정보화전략은 경제회생의 특명을 정보통신산업에 내렸다. 정보통신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영상 등 정보통신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라는 것. 그리하여 민간이 정보통신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와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정보통신은 지금까지 그 어느 산업도 일궈내지 못했던 황금같은 시장을 창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예측에 따르면 유선통신기기·정보기기·소프트웨어·반도체 등 4개 품목만 따져 올해 세계 정보통신시장은 8천7백24억달러. 또 해마다 6·4%씩 성장세를 지속해 오는 2000년에는 1조1천2백억달러에 달한다. 5년간이면 총 5조달러, 우리돈으로 4천조원이라는 막대한 시장이다. 이 예측치는 30개 주요국가만 따진 것인데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무선통신기기시장과 통신서비스부문은 포함되지 않은 것. 이들까지 포함시킬 경우 정보통신시장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우리의 정보통신산업은 황금시장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까. 문제는 우리시장을 지키는 선에서 겨우 자급자족에 머무느냐, 아니면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돌고래처럼 헤집고 다니면서 초일류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와 관련기업들은 『우리 스스로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은 지난해 총생산액이 48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산업생산액(7백62조원)의 6% 수준. 90년대 들어 줄곧 20% 이상의 고속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어 점차 주력산업으로 발돋움할 기세다. 또 지난해 정보통신분야 수출액은 3백9억달러로 무려 전체의 4분의1이다. 증가율은 전년대비 44·2%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는 1백억달러에 달했지만 정보통신산업은 오히려 1백42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최대의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올들어 휘청거리고 있음에도 정보통신산업은 상반기 1백51억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흑자규모도 60억달러에 달했다. 정보통신이 효자산업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무역수지는 회복불능의 상태로 적자의 심연에 빠졌을 것이 불보듯 하다. 우리 정보통신산업의 미래 역시 쾌청하다. 정보통신부는 산업발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재계에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최고수준의 교육열에서 탄생한 신세대들은 소프트웨어·인터넷 등 분야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비축해두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등 통신서비스분야와 PC 등 정보기기의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의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스템·네트워크·단말기 등 하드웨어와 서비스시장의 내수는 일정규모가 보장된다는 예측의 근거다. 또 이는 기업들로 하여금 일정한 이윤을 축적하게 함으로써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여력을 쌓을 수 있게 한다. 삼성·LG·현대 등 우리기업들이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신화」는 시스템산업의 잠재력을 입증한다. 시스템보다 규모가 큰 휴대폰 등 단말분야에서는 삼성이 초일류기업이라는 모토로라를 2위로 밀어내며 「애니콜」신화를 창출했다. 최근 미국 최대의 PCS(개인휴대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에 6억달러어치의 CDMA방식 단말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 세계시장에서도 성가를 드날리고 있다. 희망적인 전조들이다. 그러나 우리 정보통신산업이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틈새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선진국과 3∼4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는게 걸림돌이다.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특히 짧은 정보통신분야에서 이같은 격차는 결코 작은게 아니다. 또 정보통신산업은 기하급수적으로 컸지만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 민간이 정보통신산업을 하고 싶어도 인력을 못구할 지경이다. 정보통신은 이를 개척할 수 있을 만큼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나 황금시장이다. 준비가 안된 기업과 국가에는 정보통신시장이 그림의 떡이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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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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