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0억명 시대를 맞아 지구촌의 미래를 위협할 최대 불안요인은 물 부족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농업기술 혁신에 따라 증산이 가능한 곡물과 달리 물은 현재 수준에서 공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최근 2025년에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의 GE 등 글로벌 기업들이 물관련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앞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로이터는 "세계적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물이 석유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는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음용수 고갈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은 매년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대다수가 어린이다. 미 콜로라도 물연구재단의 롭 레너 이사는 "바닷물을 제외한 깨끗한 물 중 92%가 산업ㆍ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10억명 이상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가 늘어날수록 물 부족은 점차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물을 소비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세계자원협회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물 소비량은 지금보다 5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같은 기간 10% 선인 인구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특히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어 물 소모량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잦아지고 있는 것도 물 부족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태국과 호주, 파키스탄, 미국 중서부 지역 등은 유례 없는 대홍수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물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의류업체 갭이 텍사스 지역의 면화 수확 감소로 인해 올해 순익을 22% 하향 조정했으며 이밖에 세계적 식품 기업인 네슬레와 리오틴토 등은 식료품 원산지를 다양화하는 등 각종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