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의 요구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향상에 따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상품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급속한 산업화 물결은 결국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포화상태의 성숙시장으로 성장했다. 바로 이러한 현상이 서구 산업화의 현주소이다. 오늘날 자국 내 시장에서 더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서구 기업들은 결국 덜 산업화된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즉 상품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요구하는 개방 압력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급격한 세계경제 통합의 물결 속에서 우리 기업은 과연 어떠한 것을 가지고 치열한 아시아 시장에 접근할 것인가. 특히 동북아 허브국가를 꿈꾸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질문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요와 상품화`라는 평범한 진리이다. 즉 수요는 있으나 상품화하지 않은 것을 찾아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상적인 수요가 있는 가장 대표적인 식품인 고추장ㆍ된장ㆍ간장ㆍ김치가 있다고 치자. 이들 4가지 식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가정에서 직접 담가먹었던 기본 음식이다.
그러나 현재 간장의 경우 국민 전체 소비량의 90%가 상품화됐으며 고추장은 75%, 된장은 55%가 상품화됐다. 그리고 김치는 현재 30%가 상품화돼 있다.
또 각 가정에서 많이 쓰고 있는 행주는 불과 10년여 전만해도 헌 러닝셔츠를 재활용했었지만 지금은 1,000만 가정에서 3~4개의 공산품 행주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돼 있다. 바로 이러한 `수요가 있으나 상품화되지 않은 부분`을 찾아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업들이 갖춰야 할 경영전략이라 하겠다.
전세계 60억 인구 중 70%가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무엇을 가지고 시장 선점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가 된다.
경쟁에서의 승리는 국가 경쟁력이나 기업 규모의 크기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먼저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느냐`와 `상품화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아시아 시장 내 미개척 분야를 선점하게 되는 열쇠가 될 것이며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조운호 웅진식품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