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체포된 미네르바는 …'전문대 졸업한 30살 무직'
"경제지식은 관련 서적 보며 독학으로 터득" 게시판 글 '허위 사실 유포' 로 처벌 힘들듯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검찰이 밝힌 '미네르바'의 실체는 30세의 전문대학 출신의 박모씨로 밝혀졌다. 하지만 박씨가 실제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예측하는 등의 날카로운 경제전망과 분석 등을 통해 '경제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명성을 쌓았던 바로 그 '미네르바'인지에 대해서는 진위 논란이 일고 있어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박씨는 전문대 졸업한 30세 무직=8일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문대를 졸업한 게 학력의 전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경제학이나 경영학과와는 관련 없는 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검찰에서 "경제지식은 관련 서적을 보며 독학한 것이 전부"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박씨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일한 경력이 전무하고 현재 특별한 직업도 없는 상태다. '미네르바'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급등, 주가 급락 등을 예견한 글을 남겨 유명세를 탔다. 지금까지는 증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50대 남성으로 추정돼왔고 몇몇 유명인사의 이름도 거론돼왔지만 예상과 달리 전문대 졸업에 30세 무직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경제지식을 독학으로 배운 사람이 어떻게 인터넷에 글을 올려 나라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냐"며 경악하고 있다. 미네르바는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며 상당한 영향을 미쳐온 만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은 필명을 내세워 집단으로 글을 써왔다는 의혹도 있고 박씨의 글이 이전 미네르바의 글과 달리 수준차가 난다는 점에서 박씨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을 예견한 진짜 미네르바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어떤 혐의 받고 있나=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지난해 12월29일 '정부가 금융기관의 달러매수 금지 명령을 내렸다'는 글을 올린 것 등과 관련,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 법 47조 1항은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전기통신 설비를 이용해 공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12월29일 올린 게시물 가운데 "정부가 금융기관의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박씨를 일단 긴급 체포했다. 박씨는 검찰에서 그동안 인터넷 등에 100여편의 글을 자신이 직접 썼으며 누군가와의 공모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이 모두 박씨가 쓴 것으로 조사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글에 대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 가운데 상당수는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경제전망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담은 것이어서 '허위의 통신'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K변호사는 "단순히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터넷 게시판에 쓴 것과 나이와 경력을 속인 것만 가지고 허위사실 유포로 구속하고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박씨가 실제로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모든 글을 올렸는지, 어떤 게시글이 허위사실에 해당하는지 등을 조사한 뒤 9일 오전 중으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하더라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수사 착수 1주일 만에 체포=미네르바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주일 만에 드러나게 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2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정부가 긴급업무명령 1호로 29일 오후2시30분 이후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긴급 공문으로 전송했다"는 글이 오르자 곧바로 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검찰은 즉시 포털 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미네르바를 ID로 쓰는 회원이 가입할 때 등록한 신상명세와 글을 올린 인터넷주소(IP)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해 이를 확보,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IP 추적을 통해 수사 착수 나흘 만인 지난 2일께 미네르바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알아냈고 미네르바로 파악된 박모씨를 7일 오후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박씨는 IP를 추적하기 어려운 PC방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바람에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수사망에 포착되고 만 것이다.
▶▶▶ 관련기사 ◀◀◀
▶ '미네르바 체포'… 시민단체 "검찰 과잉수사"
▶ '인터넷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 추정 네티즌 잡혔다
▶ "진짜 미네르바 맞아?" 네티즌 혼란·충격
▶ '체포된 미네르바' 풀리지 않는 의문점
▶ "미네르바 체포는 시민 향한 정치보복"
▶ 다음, 미네르바 남은 게시물 '놔두기로'
▶ '미네르바 신드롬'이 끝난다 해도
▶▶▶ 과거 미네르바 기사 모음 ◀◀◀
▶ 미네르바 "한국 경제위기 방관해 죄송"
▶ 하나은행 '미네르바'에 울다
▶ 파문 일으키며 돌아온 미네르바
▶ 무극선생 "미네르바 논리에 맹점 많다" 직격탄
▶ [기자의 눈/12월 2일] '미네르바'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 "미네르바 논리는 허점투성이"
▶ [시론/12월 1일] 미네르바의 교훈
▶ [기자의 눈/11월 25일] 미네르바와 애널리스트의 차이
▶ "미네르바 모르면 왕따당해요"
▶ "미네르바는 대한민국 0.1% 극상위층"
▶ 미네르바의 '충격 예언' 현실화하나
▶ 김태동 "미네르바는 가장 뛰어난 경제스승"
▶ 미네르바 "2009년 3월 前 파국 올수도"
▶ 미네르바 "주가 500선으로 폭락하고 집값 반토막"
▶▶▶ 인기 기사 ◀◀◀
▶ 새해 분양시장 여전히 먹구름
▶ KT, 인터넷전화로 새 성장동력 발굴
▶ 인구따라 '춤추는 집값'
▶ 올해도 중소형 아파트 인기끌듯
▶ 통신업계 자회사·계열사 '수난시대'
▶ "여기서 끝낸다" 청와대 지하벙커 시종 긴박감
▶ 연초랠리 '숨고르기'… "이제 관심은 실적이다"
▶ 꽉막혔던 '대우조선 인수' 돌파구 되나
▶ 울산지역 건설사등 4곳 동시부도
▶ 건설·조선 구조조정 곳곳 걸림돌
▶ "에이~ 백수 되느니 차라리 군대나 가자"
▶ "수출 위기 돌파할 방법은 바로 이것"
▶▶▶ 연예 기사 ◀◀◀
▶ 원더걸스 첫 콘서트 돌연 연기 '왜?'
▶ 그룹 거북이 전 멤버 수빈, 6년만에 돌아온다
▶ 이경영, MBC '돌아온 일지매' 까메오 출연 무산
▶▶▶ 자동차 특집 ◀◀◀
▶ 새 모델서 레이싱걸까지…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
▶ 레이싱걸 사진 게시판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