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매매비중이 지난 1월 전체 주식거래에서 44.6%에 달했다. 우리나라가 사이버매매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30%)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으며 이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사이버 투자자들을 겨냥해 PC방과 연계해 사업을 실시하는 한편 사이버지점을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사이버매매비중이 4.7%에 불과했으나 5월에는 10%대에 진입한데 이어 7월에는 20%대, 9월은 30%대에 올라섰고 지난 12월에는 40%대를 기록하는등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이버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단타매매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돼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매매 주식약정금액이 지난해 11월부터 100조원을 넘어섰고 계좌수는 1월에 216만계좌로 전월보다 14.3%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사이버매매가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증권거래의 신속성과 편리성, 낮은 수수료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증권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증권 사이트가 잇따라 개설되고 있는 것도 사이버 투자자들이 늘어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투자자들은 기존 증권사 영업직원을 통한 증권주문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전화가 폭주할 경우 연결에 실패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 시세는 분초를 다툴 만큼 급박하게 변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손실폭이 확대되는 일도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신속한 매매가 가능한 사이버매매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 편리성도 사이버 증권매매 인구를 늘어나게 하고 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주식매매를 할 수 있다. 특히 증권매매 뿐만 아니라 투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 증권투자자가 굳이 증권사 객장에 나갈 필요성이 없게 됐다.
이와함께 주식매매를 할 때 내는 낮은 수수료도 사이버매매의 매력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사 브로커를 통해 거래할 때 내는 일반수수료는 사고팔 때 0.5%인데 사이버 매매수수료는 5분의1 수준인 0.1%에 불과하다. 적은 투자금액일 때는 수수료가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지만 큰 액수일 경우는 일반수수료는 부담이라는 얘기다.
이밖에 컴퓨터 이외에 웹폰, 휴대폰등 사이버매매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도 사이버매매시장을 확대하고 유발하고 있다.
사이버매매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은 사이버시장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사이버지점을 잇따라 개설하는 한편 PC방업체와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현재 2개의 사이버지점을 개설했고 연내에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한글과컴퓨터와 업무제휴를 맺고 연내 전국에 500개의 PC방을 개설할 방침이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사이버시장 점유율을 과감히 끌어올린다는 얘기다.
LG투자증권은 2개의 사이버지점을 개설한 상태이고 추가로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LG투자증권은 경쟁사의 동향에 따라 지점을 늘릴 것인지 다른 방법으로 사이버시장을 확대할 것인지 신축적으로 대처한다는 생각이다. LG투자증권은 또 지난해 PC방과 업무제휴를 맺은 상태이다.
삼성증권은 PC방과 업무제휴를 맺은데 이어 현재 2개의 사이버지점을 개설해 놓고 있다. 또 연내에 추가적으로 사이버지점을 개점할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32개의 사이버지점 및 영업소등을 오픈한 상태이고 시장상황을 봐가며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대신증권은 사이버 선두업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교보증권은 현재 전국에 12개의 사이버영업점을 개설했고 내달말까지 추가로 20개를 개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세종, SK, 굿모닝, 동원, 동부증권도 사이버시장의 급팽창을 겨냥해 사이버지점 확장과 PC방과의 업무제휴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이른바 증권사들이 사이버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 생각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증권업계의 사이버 영업경쟁에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회선부족으로 접속이 잘 안되거나 중간에 다운이 돼 증권매매가 중단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 앞서 고객우선주의 차원에서 서비스제고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을 증권사들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