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7월 16일] 월드컵과 '서울포럼 2010'

양정록<부국장대우 뉴미디어부장> 사상 첫 아프리카대륙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수많은 이변과 기록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7회 연속 본선 진출과 함께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역사적 쾌거를 일궈내며 세계무대에서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다.. 서울경제신문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지난 7일부터 이틀동안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서울포럼 2010’에 참가한 세계석학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은 이제 제2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석학들은 국가적 상징물 만들기, 내수육성 시급, 한국의 미래 서비스산업 육성, 중소기업 키우는 정책 중시, 감성 접목된 IT 개발, 대기업 금융분야 진출 허용, 헬스케어를 주력산업으로 육성 등 7가지 조언도 내놓았다. 그중 한국인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사실이나 생산성이 낮은 게 문제라는 기 소르망 파리 정치대 교수의 지적이 눈에 띄었다. 생산성 하락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문화적 요소로 해석, 한국에 필요한 것은 ‘변혁’이 아니라 ‘진화’가 절실한 것으로 요약된다. 세계축구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의 특징은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축구’가 대세를 이뤘다고 한다. 우선 이기고 보자는 것이다. 김학범 전 성남일화 감독은 “4강에 오른 4팀중 우루과이만 제외하고 3개팀이 모두 조직력을 강조하는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며 “4-4-2 포메이션에 주로 의지해온 한국축구도 앞으로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성이 낮다는 소르망 교수의 지적은 지난번 16강 대(對) 우루과이전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공격에서 압도했지만 확실한 골잡이가 없어 분패했다. 한국과의 16강전에서 두 골을 뽑아낸 수아레스(네덜란드)는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 아약스에서 39골을 뽑아내며 리그 득점왕에 오른 ‘득점기계’다. 때문에 유럽리그에서 적어도 한 시즌에 10골 이상 터트리는 공격수가 나와야 8강 이상을 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또 ‘제2의 박지성’이 나올 수 있도록 우리 선수들이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과 같은 유럽파 선수들을 더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20002ㆍ2006년 월드컵 후 히딩크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축구가 더 발전하려면 적극적으로 유럽에 진출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이어 이번 16강전에서도 우리와 격돌했던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유럽파들이 많아진 것이 달라진 이유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치분야의 혁신없이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는 라구람 라잔 미 시카고대 교수의 고언은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인한 여여-여야 갈등이 전방위로 증폭되는 등 한국이 현재 처해있는 현실을 꼬집는 것 같아 눈길을 끌었다. 라잔 교수는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느냐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이것은 정치인의 몫이고 그들의 의지가 없다면 혁신은 결코 나타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류로 비판받고 있는 국내 정치권에 대한 한 석학의 충고인 셈이다. 재정위기와 혹독한 긴축재정으로 고통받아 온 스페인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는 월드컵 우승 후 인터뷰에서 “우승의 감격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명의 선수가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한 자국민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곱씹어볼만한 대목이다. 비록 16강 진출에 만족해야만 했던 우리 대한민국이 4년 후 8강을 넘어 다시 한번 2002년의 4강 신화를 재현하려면 선진축구로의 도약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K리그에 축구팬을 포함 많은 국민들이 월드컵분위기에 편승해 날마다 대만원을 이뤄야 된다. 아울러 대한민국 경제의 진로를 제시한 ‘서울포럼 2010’이 아직 끊나지 않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선진경제로 올라서기 위한 첩경이 되기를 바란다.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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