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케리에겐 처음부터 힘든 싸움"

부시 '안보 이슈'에 밀려… 경제적 순항·공화당 기반 강화도 영향

부시 후보는 어떻게 전세계가 주시한 '모든 선거의 어머니(mother of all elections)'에서 이길 수 있었을까? 유명한 각국 정치.경제 분석기관인 EIU(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1주일 전부터 부시 후보가 여러가지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근소한 리드로 승리할 것을 예견했으며 결과적으로 보기좋게 적중시켰다. EIU는 미국의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기간 내내 케리 후보의 능력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그가 3차례에 걸친 토론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였지만 유권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IU가 케리 후보에 대한 경계감, 그리고 안보가 최대의 유사가 된 상황에서 이라크 문제가 새삼 주목을 받게된다면 부시 후보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IU에 따르면 부시 후보는 지금까지 실시된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에서 거의 매번 리드를 지키고 있었고 특히 지난 2개월간을 보면 케리 후보가 줄곧 뒤쳐져 있어 지지율에 일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는 것. 케리 후보는 더구나 후보 토론에서 승리했을 때 조차도 지지윹이 50%를 넘지 못했고 유세장으로 돌아가서는 오히려 주춤거리는 상황이었다. EIU는 케리 후보가 표면상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으나 실제로는 전국 단위의 지지율은 물론 선거인단을 기준으로 한 예상득표에서도 부시 후보에게 10월의 대부분의 기간동안 뒤지고 있었다는 한 조사기관의 발표에도 주목했다. 부시가 케리 보다 많은 주에서 다소 큰 차이의 리드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부시의 지지기반이 더 든든하고 신뢰성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EIU는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부시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플로리다등 3개 주 가운데 2개만 장악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EIU는 부시 후보가 공화당에는 통상 우호적이지 못한 흑인과 여성 유권자층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선전하고 있었다면서 올해 대선에서 안보 이슈가 크게 부각된 것을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고어 후보는 흑인 유권자의 90%로부터 몰표를 얻었고 부시 후보는 겨우 8%만을 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부시 후보는 올해에는 지지율을 18%로 끌어올렸고 특히 플로리다주를 손에 넣는데 이것이 결정적이었다. 케리 후보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떨어진 것은 그가 보스턴 출신이어서남부 출신의 클린턴처럼 호감을 주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많은 노년층 흑인들이 보수적 성향을 띤 때문이라는 것이 EIU의 분석. EIU는 케리 후보가 통상 부동층이 투표 성향이 도전자에 쏠리고 젊은이들을 포함한 전반적 투표율의 상승에 대한 기대하면서 보건 이슈를 회심의 카드로 내밀었으나 안보 이슈에 밀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각종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40%를 넘은 응답자들이 대외정책을 주된 관심사로 꼽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여성 유권자들이 부시 후보에게 인색치 않은 것도자녀의 안전을 걱정한 주부들의 모성 보호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 부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또다른 환경은 경제가 괜찮았다는 점. 그의 임기중 일자리가 줄기는 했지만 지난 12개월만을 보면 170만명분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잘 굴러가는 모습이었다. 미국 역사상 경제가 순항하는 시기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이 점이야말로 케리 후보에게는 가장 힘든 걸림돌이었다. EIU는 이번 대선은 부시 후보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입은 상처와 부담을 깨끗이 지우게된데 의미가 있다면서 보다 확실한 승자의 모습을 갖추게 됨에 따라 그의목소리도 커질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2000년 대선과 달라진 점은 우선 전국 단위 득표에서 300만표를 앞섰다는 점. 부시 후보는 고어 호부와의 대결에서는 50여만표차로 뒤져 상당수의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는 진정한 승자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한 실정이었다. 또 2000년 대선에서는 투개표 시비를 벌인 끝에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겨우'상처뿐인 영광'을 안았지만 올해의 대선에서는 투개표와 관련해 별다른 잡음이 없어 재선의 정통성이 훼손될 염려도 불식된 셈. 더구나 공화당의 의회 기반이 강화된 것도 집권 2기를 맞는 부시 후보의 기쁨을 두배로 늘려줄 것이 분명하다고 EIU는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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