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심상찮다

잇단 폐업 탓 금융위기 직전 수준 육박… 대출 잔액도 80조 돌파<br> "지원 확대냐, 은행 건전성 확보냐" 고민<br>■서울경제, 4대 시중銀 조사결과



4대 시중은행들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미국발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다시 올라섰다.

이들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하반기 들어 80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가하고 있어 은행권이 '자영업자 지원이냐, 은행 건전성 확보냐'를 놓고 갈림길에 서게 됐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자영업자 대출) 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세를 타며 1% 밑으로 가라앉았던 평균 연체율이 올해 들어 다시 1%선에 다가가고 있다.

해당 연체율을 기간별로 보면 ▦지난 2008년 6월 말 1.72% ▦2008년 12월 말 1.04% ▦2009년 6월 말 1.06% ▦2009년 12월 말 0.64% ▦올해 6월 말 0.76%를 기록했으며 7월 들어서도 연체율은 상승세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8월의 소호대출 연체율은 리먼 파산 사태 직전인 2008년 상반기 수준에 이미 다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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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은행의 여신 담당자도 "금융위기 이후 경기지표는 계속 호전되고 있지만 바닥 경기는 아직 차갑기 때문에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고 이 때문에 소호대출 연체율도 느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은행들의 소호대출 중에서 소매업이나 음식업 등에 대한 대출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도 위험요인이다.

국세청의 최근 분석자료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3년 내 폐업률이 10.4%인데 그중에서도 음식업은 19.7%, 소매업은 15.7%를 기록해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실제로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소상공인 수는 지난해 말 571만1,000명이던 것이 올해 2ㆍ4분기에는 569만6,000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알짜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이 정부규제로 막히면서 대체 수익원으로 소호대출 확대를 통해서라도 적정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민지원 차원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대출을 확대해달라는 정부의 요청도 은행으로서는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로 4대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2008년 6월 말 73조8,104억원이던 것이 올해 6월 말에는 80조3,852억원으로 8.9%(6조5,748억원) 늘었다.

한 은행의 여신리스크담당자는 "자영업의 3년 내 폐업률이 높다면 금융위기를 전후로 빌려준 소호대출의 부실 증감 여부도 올해를 기점으로 판명이 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은행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관련 대출 심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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