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일동제약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계획 승인안을 표결에 붙인 결과, 찬성 54.6%, 반대 45.4%로, 가결요건인 출석 주식수 3분의 2 찬성에 못 미쳐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가운데 93.3%가 출석했다.
계열사인 녹십자홀딩스·녹십자셀와 함께 일동제약 지분 총 29.36%를 소유하고 있는 녹십자가 반대의사를 밝혔고 지분율 9.99%의 기관 투자자 피델리티도 반대표를 던졌다.
녹십자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일동제약은 이날 주총을 통해 존속회사인 지주사 일동홀딩스와 신설회사 일동제약으로 분할할 예정이었다.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의약품 사업부문의 경영안정성을 증대시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것이 분할의 취지였다.
무엇보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일동제약의 자사주(3.32%)가 일동홀딩스에 귀속돼 일동제약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34.16%에서 37.48%로 늘어나면서 경영권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녹십자의 제동으로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둘러싼 현 경영진과 녹십자의 긴장관계도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당장 경영권에 변동이 생기지는 않지만 목소리가 커진 녹십자가 향후 일동제약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고 양사가 서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며 경영권 공방을 벌일 수 있다.
녹십자로서는 일동제약과의 합병을 통해 일반의약품 부문을 강화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 인수합병(M&A)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회사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당장 경영권이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