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원·달러 환율, 美증시 급락 땐 1100원대까지 치솟을수도

[美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 <BR>수출호조 등 펀더멘털 탄탄… 환율 하락기조는 변함없어<BR>美 3차 양적완화 돌입하면 원화 급등세로 전환 가능성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의 여파가 주식시장을 거쳐 외환시장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8일 원ㆍ달러 환율은 개장 초 5원 이상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서 1,070원을 돌파, 시장 참가자들을 잔뜩 긴장시켰다. 한때 달러당 1,060원으로 복귀하면서 원화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주식을 투매하면서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섰다. 장 마감 10여분을 남겨두고 1,080원선 돌파 공방을 벌이다가 1,080원선을 넘어서자 환율은 추가 상승하며 결국 1,082원 50전에 마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 초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 국내 증시가 오후 들어 폭락하면서 환율도 급등했다"며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에 은행과 역외투자자들까지 추격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주식을 팔아 치운 외국인들의 달러 환전에 장 막판 투매성 원화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9일 새벽 미국 증시의 향방에 따라 환율의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안정적인 모습을 모이면 환율 상승세는 제한되겠지만 반대로 급락할 경우 환율은 달러당 1,090원을 넘어 1,100원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외환전문가들은 중ㆍ장기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양호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등 경제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미국 경제의 취약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 팀장은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 비해 원화 값은 여전히 싼 편"이라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는 한 환율은 하락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팀장은 "올해 말 원ㆍ달러 환율이 1,03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며 "아직 전망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국제 금융시장 전체가 붕괴되지 않는 한 원화 값 상승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 등락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초 예상보다 하락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9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회의와 오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중앙은행 총재 연찬회를 주목하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를 시사할 경우 이날 최근 큰 폭으로 오른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연찬회에서 제2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고 결국 11월부터 실행에 옮겼다. 고 팀장은 "QE3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연말 1,000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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