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용자들에게도 희망이 필요합니다. 이곳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에서 외면받고 삶을 포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중형 수감자들이 주로 수용돼 ‘날짐승도 피해간다’는 경북 청송교도소. 한때 ‘인권의 무덤’으로 재소자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던 이곳에 한 교도관의 남다른 선행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청송교도소 경비교도대 소대장 안종욱(34)씨. 지난 99년 11월 청송교도소에 와 8년째 근무하고 있는 안 교도관은 월급을 털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수용자를 돕는 데 적극 나서고 있어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안 교도관의 선행은 2003년 시작됐다. 가정형편이 극도로 어려운 수감자 김모씨를 만나 딱한 사연을 듣고는 박봉을 털어 일상용품과 영치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눈엔 삶을 비관한 나머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교도소 생활을 하는 ‘문제 수용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회에서도 죄인으로 낙인 찍힌 이들을 설득하고 상담과 교화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안 교도관의 선행은 교도소 밖으로도 이어졌다. 세계적 구호단체 월드비전에 가입해 아프리카 콩고의 한 어린이에게 매월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고 국내 한 사회복지시설에도 8년째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매년 봄ㆍ가을엔 적십자사의 협조를 받아 전직원 및 경비교도대원들을 대상으로 헌혈 운동도 펼치고 있다. 대구지방교정청은 최근 안 교도관을 대구교정청을 빛낸 모범 교도관으로 선정, 표창하고 공로패를 전달했다. 안 교도관은 “사회와 격리돼 생활하는 교도소 수용자들에게도 희망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일할 뿐인데 이렇게 관심을 가지니 부담스럽다”면서도 “작은 힘이지만 수용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